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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京통신] 일본에서도 核무장 하자는 여론 70% 넘어
일본의 核무장 논의를 촉진시킨 원인 제공자는 김정일과 중국

어제(3.22) 밤에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사고 원자로에 전력이 이어져 중앙통제실에 조명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캄캄한 곳에서 손전등에 의지해서 피해확인과 복구작업을 하던 것에 비하면 상황이 크게 호전되었습니다. 현장 '결사대'의 필사적 노력에 감사할 뿐입니다.
 
 대규모 재해 등 혼란 시는 근거없는(비과학적) 소문이 대중의 공포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더욱이 일단 의심과 공포심에 사로잡힌 대중에게는, 정부나 당국이 친절하게 설명, 제공하는 과학적 정보도 오해와 혼란을 증폭시킵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주변의 토양과 물 등이 어느 정도 방사능에 오염된다는 건 이번 사고 직후부터 예상했던 일입니다. 사고 현장에서 무거운 방호장비를 입고 사투를 벌이는 소방대와 軍, 경찰, 전력회사 직원들을 TV로 보면서, 그리고 반경 20km 거주 주민을 대피시킨 것을 보고도 예상 못했다면 바보입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채소와 우유, 바닷물 등에서 방사능을 검출했다고 발표하자, 혼란과 부작용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슈퍼나 편의점, 식품점, 빵집 등에서 상미(賞味)기간이 조금이라도 지난 식품을 가차없이 폐기하는 광경을 일상적으로 목격하는 일본이니, 방사능 오염 가능성에 대한 공포심은 상상하고도 남습니다. 광우병 소동은 지나갔지만, 요즈음도 걸핏하면 조류인플루엔자니, 구제역이니 해서 육류 식품에 관한 대규모 규제가 되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사능 문제까지 터졌으니, 안전한 식품 관리와 확보가 큰 일이 되는 건 당연합니다.
 
 인간의 적응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전철역은 전등이 반 이상 꺼지거나 아예 전등(형광등)을 빼냈어도 어둡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에스컬레이터가 거의 멈춰서 노인들과 걷기 힘든 사람들은 지하철 이용이 어려워졌습니다. 3ㆍ11 이후에 아직 절전을 않고 있는 건 자동 판매기뿐 인 것 같습니다. 재해지역은 아직 교통망이 제대로 복구되지 않아 휘발류 등의 품귀가 지속되지만, 관동(關東)지역은 일본정부가 석유회사의 비축기준량(70일간 사용분)을 45일분으로 낮춰(3.21) 비축을 풀게하여 정상화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번 재해로 특히 원자력발전소가 피해를 입어 일본의 석유소비가 늘게 되는 점입니다. 석유소비가 6.8% 정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세계에너지연구소)도 나왔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야심차게 세계에서 가장 높게 발표했던 민주당 정권 하에서, 재해 때문이기는 하나 석유소비가 대폭 늘어난다는 아이러니를 보게 됩니다.
 
 관동지방과 동북지방의 斷電('계획송전')은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반 가정이야 절약하고 참는다 해도, 병원이나 공장 등은 이야기가 전혀 다릅니다. 특히 반도체는 안정된 고급 전력이 아니면 생산할 수 없는데, '산업의 쌀'인 반도체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전자제품과 자동차를 비롯하여 광범위한 분야에 상상을 넘는 심각한 차질이 발생합니다. 일본경제, 산업계의 진짜 위기관리는 지금부터입니다. 우선 이번에 잃어버린 원자력발전소 발전량 1000만kw를 당장 메워야 하는데, 화력발전으로 한다면 최소한 하루 30만 배럴이 필요하답니다. 더욱이 무덥고 긴 여름엔 최소한 1500만kw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이를 계속 석유로 충당한다는 것은 현명한 답이 되지 못합니다. 결국 원자력발전소를 선택할 수밖에 없으나, 이번에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이 문제가 되었으니 아주 복잡한 상황입니다.
 
 
 원자력 이야기가 나온 김에 원자력 대국인 일본의 안전보장문제 논의를 조금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대지진 후에 오랫동안 한반도 문제를 다루어 온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는 일본사회의 방사능 공포증을 김정일이 어떻게 볼 것인지, 김정일이 이러한 방사능 공포증을 보면서도 가까운 장래에 원폭 실험을 단행할 것으로 보는 지를 질문했습니다. 저는 김정일이 韓日(한일)의 核(핵) 공포증을 이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실은, 일본사회는 최근 北核(북핵)문제, 가중되는 中國의 팽창주의적 군사력 위협 등에 장기적(전략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조용히, 그러나 심각하게 제기돼 왔습니다. 그리고 일본도 美日동맹 외에 '독자적 억지력(核능력)'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최근의 여론조사는, 일본도 '핵무장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논의를 표면화시킨 직접적(결정적) 계기, 원인 제공자는 김정일과 중국 공산당입니다. 주민을 굶겨 죽이면서 核미사일과 세습독재에 집착하는 폭군 김정일, 납치해간 일본인을 돌려보내라는 요구를 거부하는 김정일체제를 비호하는 것이 중국 공산당이며, 따라서 북핵문제 등 '북한(김정일)문제'는 바로 '중국문제'라는 인식에, 보수적 안보 전문가들은 물론, 상식인들도 공감하게 된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국(美日同盟)에 대한 불안감 등도 작용하여, 결국 물리적 폭력을 신봉하는 상대(중국, 김정일 체제)에게 물리적 억지력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이런 배경 하에, 일본 언론과 전문가 중에는 올해 들어 일본도 안보 현실을 직시하고, 다각적인 외교적 노력과 병행하여 독자적인 核억지력 보유 문제를 논의하자는 본격적인 캠페인을 예정한 곳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3ㆍ11 대지진'과 특히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어 당분간 안보 논의를 제기할 분위기가 못됩니다. 일본 사정을 보면서 한국은 안보에 관한 국민적 합의가 과연 이루어지고 있는지 자문해보게 됩니다. 立春(입춘)이 지났는데 일본의 동북지역- 재해지역엔 한파가 왔습니다. 동경도 춥습니다. 일본사회는 관민이 뭉쳐 이재민 구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체들도 재해 동포를 위해 거처를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3ㆍ11 직후부터 의사, 약사, 개호사 등 전문직종을 비롯해, 운송업, 제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수 많은 유지들이, 신속하게 자신들이 해야 할 임무를 설정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네트워크야말로 안전한 사회, 선진국 일본을 지탱하는 기둥입니다. 긴급 대처와 수습은 그런대로 이루어 졌습니다만, 본격적인 복구는 지금부터입니다. 이들이 지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2011.03.23 東京에서)
  
홍형(전 주일 공사)의 전체기사  
2011년 03월24일 08시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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