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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보수 싱크탱크가 절실한 이유
마이클 호로위츠 美 허드슨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마이클 호로위츠 美 허드슨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마이클 호로위츠(Horowitz) 연구위원은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 중 하나인 허드슨연구소(Hudson Institute) 소속이다. 2004년 미국에서 북한인권법안이 채택될 때 막후에서 결정적 역할ㅇ르 했으며 본지 <미래한국>과 세이브엔케이(舊 북한구원운동)의 초청으로 한국을 수차례 방문해 정・관계와 대학캠퍼스 등을 순회하며 활발한 강연활동을 펼쳐 당시 우리 사회에서 적지 않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그가 한국 사회를 향해 역설한 내용 중 하나는 한국에도 미국과 같은 사설 싱크탱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레이건 행정부 당시 국가예산관리처(OMB) 선임법률고문으로 활동한 후 맨하탄 연구소를 거쳐 지난 12년간 허드슨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싱크탱크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본지는 지난 9월 25일(미국시간) 호로위츠 수석연구위원과 인터뷰했다.


좌파와 아이디어 전쟁에서 지면 선거에서 필패

- 미국 사회에서 싱크탱크는 어떤 위치와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까? 개인적으로 싱크탱크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싱크탱크는 정부의 중요한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특별한 역할을 합니다. 종종 대학 교수들이 공공정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싱크탱크에는 이러한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정부에서 일한 행정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어요. 정부와 정책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돌아가고 만들어지는지를 아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대학은 그렇지 못하죠. 대학 교수들은 대부분 똑똑하지만 이러한 정부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 안에서 일하며 실무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수백 명의 싱크탱크 연구원의 영향력이 수만 명의 정치학, 법학 교수들보다 훨씬 큽니다. 제가 대학이 아닌 싱크탱크에 적을 두고 있는 것도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변화를 만들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과 같은 보수주의자들에게 싱크탱크는 ‘안식처’과 같다고 말했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일했던 나는 공직에서 물러난 후 단지 돈을 벌기 위해 변호사 업무를 다시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뭔가 변화를 만들고 싶었고, 국가 정책에 대해 보다 많은 연구를 하고 싶었습니다. 대학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았지만 가지 않았던 것은 대학캠퍼스는 이념적으로 좌편향 현상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조용히 순응하면서 지내면 모르겠지만 나 같은 활동적인 보수주의자들에게는 캠퍼스가 불편하지요. 그런 상황에서 싱크탱크는 정책에 대한 생각이 넘쳐나고 행정에 대한 경험이 있는 나와 같은 보수주의자들에게는 편안한 집과 같았죠. 싱크탱크에서 우리는 언제나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수많은 회의와 세미나를 하며 언론의 질문에 답하고 연방의원들이나 백악관 내부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는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습니까?

“미국 보수 싱크탱크가 가장 발전하게 된 것은 지미 카터 재임 시절입니다. 당시 윌리엄 바루디(Baroody)가 미기업연구소를 설립하면서 보수 싱크탱크 움직임이 활발해졌어요. 미기업연구소가 없었다면 로널드 레이건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미기업연구소가 정책 토론을 주도했기 때문이에요. 그전까지 정책 토론은 진보들의 아이디어에 일방적인 박수를 쳐주는 것이었죠. 언론 보도 역시 진보 대학교수들의 편향적인 내용만 소개했어요. 하지만 미기업연구소, 헤리티지재단 등 보수 싱크탱크가 등장하면서 갑자기 아이디어를 제기하기 시작, 정책 토론과 기사들의 내용이 자유시장을 지지하고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것들로 다뤄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공공토론의 내용이 바뀌면서 레이건 대통령이 선출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입니다.”


민간 재단이 미 보수 싱크탱크 출범에 기여

그는 보수 싱크탱크의 출현으로 미 주류언론의 보도 내용이 바뀐 것을 소개했다.

“많은 사람들이 언론의 진보적 편향성을 지적합니다.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사실입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에서 일하는 기자들이 개인적으로 상당 부분 친 민주당이고, 정치적 좌파이며 진보적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프로의식이 있습니다. 기사를 균형적인 시각으로 쓰려고 노력을 기울이지요. 그런데 그들이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 좌파 성향의 대학교수들 뿐이라는 것이 문제였죠.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생각이 깊고 지적이며 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보수 싱크탱크 연구원들이 나타났어요. 기자들은 기사 내용의 균형을 위해 취재를 하면서 이들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변화는 언론 뿐 아니라 의회와 백악관에도 나타났습니다. 나도 의회로부터 정책문의 전화를 수시로 받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수단에 대해, 여성 성매매의 문제 등에 대해 견해가 무엇이며 해결방안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받습니다. 이처럼 보수 싱크탱크가 공공정책 결정 과정에 신선한 산소를 집어 넣어주기 시작한 것입니다.”

- 진보 싱크탱크도 미국 내에서 활발합니다. 이들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멋지고 재미 있는 경쟁관계입니다. 그 전까지는 대학이 거의 공공정책 아이디어 제공을 독점했어요. 그러나 이들의 아이디어는 이념적이고 행정경험이 약해 비현실적인 것이 많았죠. 진보와 보수 싱크탱크는 서로 토론하며 더 좋은 결정을 합니다. 모두에게 좋은 것입니다.

- 싱크탱크는 어떻게 운영자금이 조달됩니까?

“민간 재단(Foundation)을 통해서입니다. 보수 싱크탱크가 시작되는 데 이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보수 싱크탱크가 나오기 전 미국에는 3, 4개 보수성향의 민간 재단이 있었어요. 그들은 대학이 이념적으로 진보적으로 편향된 것을 보며 보수 싱크탱크를 후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보수 싱크탱크를 후원해온 대표적인 재단이 올린(Olin), 스카이프(Scaife), 스미스 리처든스 재단 등입니다. 이들은 누구보다도 가장 효과적으로 돈을 썼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싱크탱크가 자금을 준 후원자들의 간섭을 받지 않는 독립성을 보장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싱크탱크에 정부 돈이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됩니다. 기업으로부터도 너무 많은 돈이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됩니다. 가령, 기업들은 싱크탱크에 돈을 대고 있으니 싱크탱크가 자신들의 입장을 동의하기 원합니다. 싱크탱크 이사진들은 싱크탱크 안의 연구원들이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외부의 어떤 지시도 받지 못하도록 보호해줘야 합니다.”


수백명 보수 싱크탱크 연구원이 수만명 진보 대학교수보다 강력

- 한국에도 미국처럼 싱크탱크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나는 미국에서처럼 싱크탱크를 세우는 운동이 한국에서도 일어나는 것만큼 한국을 위해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캠퍼스도 다른 나라들과 비슷하게 좌파적 생각으로 독점돼 있습니다. 싱크탱크 출현은 좌파 시각으로 독점된 젊은이, 신문기자, 정치가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입니다. ‘우리가 경쟁하기 원한다. 토론하기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실제로 가서 신선한 아이디어를 내고 아이디어 싸움에서 승리해야 합니다. 아이디어 싸움이 실제 전쟁입니다. 좌파는 이를 이해하고 있는데 보수우파는 잘 모릅니다. 좌파들이 전 세계 아이디어를 장악해서 20세기에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스탈린, 폴 포트, 김일성 등의 손에 의해 흘려진 피들은 좌파 아이디어가 젊은 지식인을 장악해서 나온 결과입니다. 좌파 아이디어가 지식인 세계를 장악하면 아무리 많은 돈을 선거운동에 써도 선거에서 질 것입니다. 좌파가 젊은이들의 생각과 열정을 장악하는 한 보수우파는 선거에서 이기지 못합니다. 보수 싱크탱크를 만들어 좌파 아이디어에 맞서는 막강한 아이디어를 내밀면서 아이디어 싸움에서 승리해야 합니다.”

그는 이것은 가능하다며 그 예로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를 소개했다.

“약 30년 전 보수 싱크탱크에 연구원은 기껏해야 200여명이었습니다. 당시 진보 일색인 대학에는 수천 명의 교수들이 있었죠. 하지만 허드슨연구소, 헤리티지재단, 미기업연구소, CATO 등 보수 싱크탱크에서 아이디어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 뒤 사람들은 “네가 생각하면 너는 보수주의자다”라고 말할 정도로 보수주의자들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냈고 좌파들은 더 이상 생각이 없다고 했어요. 그것이 미국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는 한국에 초청돼 갈 때마다 보수 싱크탱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나라당은 선거자금으로 많은 후원을 받습니다. 그 중 일부만 50명의 젊은 보수주의자들로 구성된 싱크탱크를 만드는 데 쓰면 됩니다. 미국처럼 대학에서 나왔거나 정부에서 막 나온 그들이 쓰고 싶고 생각하고 싶어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집을 마련해 줘야 하는 것입니다. 이들이 토론하고 각종 정책에 대한 공공 발표를 하며 기자들을 만나면 여론이 바뀔 것입니다. 싱크탱크를 통해 대학이 공공정책 아이디어 공급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한국이 어려운 것은 보수적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이디어 경쟁이 없어서입니다.”

- 한국에는 미국과 달리 민간 재단이 활발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수 싱크탱크 설립을 위한 자금 조달이 어렵지 않을까요?

“한국에는 대기업이나 부자들이 많아요. 그들이 한나라당이나 정부에 제공하는 돈의 일부를 독립적 싱크탱크를 세우는 데 쓰면 됩니다. 아이디어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젊은이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발표하고 토론하도록 싱크탱크를 세우는 것이 로비 단체 등에 돈을 주는 것보다 더 좋은 투자입니다. 그것이 레이건 대통령의 혁명을 이룬 스토리로 좌파 아이디어가 지배적이었던 20세기의 방향을 뒤바꾼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 한국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 실망스럽습니다.”

한편 호로위츠 연구위원은 북한 김정일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획기적 전략이 있다고 소개했다.

“열쇠는 미국 내 한인교포들이 쥐고 있습니다. 미국 내 유태인들이나 흑인들, 쿠바인들은 미국정부가 각각 이스라엘, 남아공, 쿠바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데 결정적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현재 미국 내 한인들은 공화당이나 민주당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들이 나선다면 미국정부가 김정일체제 붕괴와 한반도 통일을 위해 적극나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틀란타=이상민 특파원 proactive09@gmail.com

  
출처: 미래한국의 전체기사  
2011년 04월29일 23시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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