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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平和 이룰 경제공동체, 北은 블랙홀
동북아경제포럼 趙利濟 박사 인터뷰

  『천하대세는 合한 것이 오래 되면 반드시 분열되고, 분열이 오래 되면 반드시 合해진다.(天下大勢 合久必分 分久必合 - 三國志演義 中)』
 
 분쟁으로 얼룩져 온 동북아시아. 이곳을 하나의 「경제공동체(Economic Community)」로 통합하려는 노력이 있어왔다.
 
 올해로 15년차를 맞는 「동북아경제포럼(NEAEF)」은 한국·중국·일본·미국·러시아·몽골·EU 등 주요 국가의 政·財·官·學界 인사들이 모여 동북아시아 경제교류와 협력을 도모해왔다.
 
 韓·美·日, 자본주의로 탈바꿈한 舊공산권 국가들을 포함한 거대한 시장(市場)을 조율하는 것도 목적이지만, NEAEF의 최종 비전은 시장(市場)을 통합해 분열과 분쟁과 대립을 막는 평화(平和)정착에 있다.
 
 기자는 9월5일부터 7일간 진행된 제15차 NEAEF이 열리는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에서 조이제(趙利濟) 박사(NEAEF 의장)를 만나보았다. NEAEF를 만들고 이끌어 온 趙박사는 자신의 비전은 언제나 『동북아 평화에 있었다』고 말했다.
 
 『동북아는 분열과 대립, 그리고 분쟁의 연속이었죠. 일본에서 태어나 한국서 자라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깨달은 것은 「동북아가 하나로 통합될 때, 평화도 정착될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이 통합은 정치가 아닌 경제, 하나의 「경제공동체(Economic Community)」를 의미합니다. 기능적(機能的) 접근을 하는 것이죠. 역사는 통합과 분열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동북아는 이젠 분열에서 통합으로 가야하고, 또 가고 있다고 봅니다. 역사의 리듬(rhythm)인 셈이죠.』
 
 NEAEF는 동구권이 붕괴되고 중국은 물론 소련, 몽골 등도 자본주의에 편입되기 시작하면서 구체화됐다. 1990년 趙박사와 러시아, 중국, 일본의 각계 인사들이 합의해 장춘에서 열린 첫 회의는 이후 한국·미국·일본·러시아·중국을 비롯해 평양에서도 개최됐다.
 
 자본주의(資本主義)라는 공통된 가치 아래 거대한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세계에서 무기밀도가 가장 높은 두만강 지역을 평화지대로 바꾸기 위한 「두만강개발계획(나진·선봉개발 등)」 등 다양한 세부사업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NEAEF가 꿈꿔 온 사람과 물자와 자본의 자유로운 흐름은 북한이라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리곤 했다.
 
 『다르다는 것은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Difference create energy). 물을 흘려 전기를 만들듯 동북아의 서로 다른 문화(文化)가 자유롭게 오고 가는 「개방(開放)」 「열림(openness)」 속에서 동북아는 발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고대 당(唐)나라의 번영처럼 말이죠. 철도, 항만, 교통, 물류, 자본, 이 모든 것이 부산에서 서울, 하바로프스크, 울란바토르, 북경과 상해에 이르기까지 거침없이 오고 간다면 경제적 풍요는 물론 정치적 평화도 이뤄질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 역사의 리듬을 막고 있는 블랙홀이라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기자는 하바로프크스크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앞서 NEAEF 주최로 일주일간 진행된 Young Readers Program의 일원으로 참가, 러시아·몽골·미국·일본·중국의 전문가 및 참가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자신이 속한 국가의 이익(利益)과 지역의 평화(平和)를 위해 동북아가 경제적 커뮤니티로 통합돼야 함을 절감하면서도 북한이라는 『골칫거리』를 놓고 안타까워했다. 북한은 그야말로 국제적 블랙홀인 것이었다.
 
 그러나 趙박사는 북한문제에 있어 장기적으로 낙관하고 있었다. 북한이 거스르기에는 역사의 리듬이 너무 거대하다는 지적이었다.
 
 『물류의 흐름을 예로 들면 남한의 평택에서 중국의 위해(威海, 웨이하이)로 이어집니다. 블랙홀을 피해 거미줄처럼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있죠. 고립된 북한이 이 네트워크에 들어오는 건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시간문제라고 봅니다. 북한도 이 흐름을 거스를 순 없습니다. 블랙홀을 빼고 주변에서 뱃길을 잇고, 파이프라인을 잇고, 항공기가 오가게 하면 북한도 이 그물망에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
 
 趙박사는 통일에 있어서도 정치적 통합에 앞선 경제적 통합을 강조했다.
 
 『左派는 「민족통일」을 운운하면서 정치적 통합을 앞세웁니다. 그러나 「민족」과 「통일」을 앞세우면 북한정권의 전략에 휘말리게 됩니다. 민족통일을 말하는 데 누가 반대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이런 말로 김일성, 김정일이 이용해 온 것 아닙니까? 평양에 순진한 사람들을 불러다가 이용해 먹죠. 그러나 이젠 국제화시대입니다.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자본주의 원칙에 따라 경제적 통합이 이뤄지면 정치적 통합은 따라오게 돼 있습니다. 自由와 市場에 입각해 기능적 통합이 이뤄지면 통일은 그 결과물이 되는 것이죠. 생활을 하락(下落)시키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향상(向上)이 이뤄지는 통일이 돼야죠.』
 
 다른 나라를 포용할 때 갈등도 줄어
 
 김정일 정권의 leadership change, 그리고 경제통합과 정치통합의 시나리오를 말하는 趙박사는 한국인은 동북아경제공동체라는 비전을 위해 「개방성(開放性)」 과 「포용성(包容性)」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국주의 역사에서 상처를 많이 입은 우리는 「우리민족이 제일」이라는 사고방식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동북아를 보다 나은 커뮤니티로 만들기 위해선 개방된 사고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개방된 사고방식에 나오는 「포용(包容)」의 힘은 공감대를 만들고, 공감대는 공동체를 만들며, 공동체는 알력을 줄입니다. 한국인임을 집착하지 않고, 동북아에서 일본사람, 중국사람과 가치관에서 융화(融和), 융합(融合)이 일어날 때 갈등이 줄고, 평화가 정착될 것입니다.』
 
 실제 기자는 하바로프스크에서 진행된 Young Readers Program에 참가한 세계 청년들에게서 서로의 문화를 즐기는 가치의 융화, 융합의 모습을 여러 번 체험했다.
 
 일본의 거장 구로자와 아키라가 만든 영화를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더 잘 알고 있는가 하면, 한국의 드라마를 일본인이 한국인보다 더 꿰고 있곤 했다. 이 같은 개방성과 포용성이 동아시아 전역에 확산된다면 갈등이 줄어들 것이라는 趙박사의 지적은 명쾌한 것이었다.
 
 『한국인은 제노포빅(genophobic; 타민족을 배타하는)에 억눌려있다』고 지적하는 趙박사는 『타민족과의 공감대를 늘리기 위해 언어교육이 절실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개방적으로 남의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선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외국어 한두 개는 능통해야 합니다. 벨기에는 4개 국어를 가르치고 네덜란드는 3개 국어를 가르칩니다. 특히 한자병용을 회복하는 게 중요합니다. 영어교육도 필수적이지만 공동체 내 중국, 일본에 통용되는 한자를 병용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제도적 시차 있지만 러시아 결국 따라올 것
 
 흔히 하바로프스크 젊은이들에게서 공산주의 흔적을 찾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해진다.
 
 Young Readers Program에 참가한 러시아 참가자들에게 「레닌과 스탈린, 맑스에 대한 견해」를 물어보면 『이제는 누구도 그들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답했다.
 
 국제회의를 주관한 하바로프스크의 경제조사연구소, 법·경제아카데미 전문가들도 하바로프스크를 시베리아만이 아닌 동아시아 물류·교통·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시장 확충과 투자 유치를 역설했다.
 
 그러나 박물관과 전시관 등 곳곳에는 공산주의 시절 물려받은 듯한 관료주의적 유습들이 아직 남아 있었다(가령 박물관에 입장하기 위해 세 명의 공무원을 거치고, 각 층마다 감시받듯 관람해야 한다). 趙박사는 이 같은 러시아의 미래에 대해 『제도적 시차(institutional lag)』라는 말로 요약했다. 제도가 바뀌었어도, 생각은 아직 따라오지 못하는 면이 있지만, 언젠가는 따라오게 돼 있다는 의미이다.
 
 『중국은 공산주의를 한 지 30~40년 밖에 안 됐지만 러시아는 90년, 한 세기나 됩니다. 3세대에 걸쳐 공산주의를 했는데 제도적 걸림돌이 있을 수밖에 없죠. 몽골 역시 소련의 지배를 받아서 발전 속도가 더딥니다. 시간이 걸리죠. 일종의 제도적 시차(institutional lag)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말해, 이것은 시간은 걸리지만 결국 자본주의로 운용되는 동아시아의 경제적 커뮤니티에 편입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서도 한국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한국이 중개자(仲介者)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죠. 하바로프스크만 해도 일본인은 없지만 한국인은 많습니다. 한국기업도 많이 진출했죠. 한국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러시아인들 스스로 말합니다. 이런 면에서도 한국인은 외국어를 능통하여, 주변국을 포용하는 마음자세로, 동아시아의 번영과 평화를 선도해야 할 것입니다』
 
 거리엔 대우자동차, LG냉장고, 삼성핸드폰
 
 천연자원의 보고(寶庫)로서 과거 시베리아 산업중심지였던 하바로프스크는 舊소련 붕괴로 급격한 경기침체를 맞았었다. 그러나 이곳은 최근 외국기업의 투자를 활발히 유치하고, 외국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면서 시베리아 진출의 교두보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하바로프스크 시에는 4천여 명, 하바로프스크 주 전체에는 1만9천여 명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고, 한국기업 진출도 활발하다.
 
 하바로프스크 시 거리에는 집집마다 외장(外裝)된 LG 에어컨, 거리에 굴러다니는 대우·현대자동차, 삼성과 LG의 거리간판들이 즐비하다. 기자가 8월26일 견학을 간 EVGO社공장에도 대우제품이 OEM방식으로 만들어지고, 마당에는 「아시아자동차」가 회사버스로 사용되고 있었다. 에어컨, 자동차, 세탁기 카다로그를 든 대우맨, 삼성맨, LG맨, 현대맨들이 이곳 시베리아 오지(奧地)를 누비며 『Made in Korea』를 외치고 다녔을 생각을 하면 가슴 뭉클해지기도 했다.
 
 趙박사의 지적처럼 아무르강(흑룡강)을 배경으로 한 이곳 하바로프스크는 개방성, 포용성을 품은 한국의 청년들에게 북한이라는 블랙홀을 열고, 동아시아의 자유와 시장, 번영과 평화를 이뤄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듯했다.
 
 하바로프스크=김성욱
 
 <조이제 박사>
 
 경남 함안 출생. 외국어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교 경영학 석사, 시카고 대학교 사회학 박사, 일본 도쿄(東京)대학교 인구학 박사, 일본 게이오(慶應)대학교 경제학 박사, Russian Academy 경제학 명예박사, 시카고 대학 교수, 서울대학교 연구교수, 미시간 주립대학교 연구교수, 말레이시아 수상 고문, 시카고 대학 인구 및 지역사회연구소 부소장, 미국 East-West Center 총장 등 역임. 현재 East-West Center 수석고문, 동북아경제 포럼 창립의장. 대표저서로는 박정희 식 경제개발․산업화․근대화 연구의 결정판으로 평가받는『한국근대화, 기적의 과정(월간조선 刊)』『Economic Development in the Republic of Korea』, 『Korea's Political Economy』, 『Tradition and Change in the Asian Family』, 『アジア 太平洋地域 の 經濟發展と人口轉換』 등이 있으며 인구, 통계, 경제발전을 포함한 사회과학 분야에 150여 편의 논문과 저서가 있다.
[ 2006-09-03, 21:59 ]
  
김성욱의 전체기사  
2011년 01월17일 00시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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