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성공단 폐쇄 시, 南과 北 누가 더 손해인가? 간단한 계산이 나온다. 한국이 번 돈 68억8천만 원(2011년. 2012년 통계 미(未)발표) 북한이 번 돈 945억(2012년). 북한이 14배나 더 챙기는 구조다.
  
  개성공단을 포함, 북한이 남북교역을 통해 2012년 챙긴 돈은 1923억 원, 거의 2000억 원에 육박한다. MB정부 5년 간 남북교역액 역시 9조원을 넘어섰다.
  
  2.
  이 돈은 북한 주민에 가는가? 아니다. 개성공단에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총 5만4234명의 북한 근로자가 일한다. 부양가족까지 합치면 20만∼30만 명.
  
  한국이 북한에 건네는 임금은 매월 현금으로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으로 간다. 임금의 약 45%는 사회보장금(15%), 사회문화시책금(30%) 등의 명목으로 북한정권이 가져가고, 나머지 55%가 근로자들에게 ‘북한 돈’과 ‘생필품 교환권’으로 지급된다. 결국 달러는 북한정권이 모두 챙기는 것이다.
  
  북한정권은 노동자들을 ‘완벽하게’ 착취한다! 20대 처녀들이 80대 할머니처럼 쪼그라들도록 로봇처럼, 죄수처럼 일만 한 뒤 대부분 정권에 뜯기고 휴지 조각 같은 원화 약간을 챙긴다. 그나마 이들은 행복한 노예다. 가정도 있고 초코파이도 먹고 낮에는 뜨끈한 국도 공짜로 먹으니!
  
  그래서 노동당은 개성공단 일자리를 뇌물로 매매하고 특수부대 교도국 출신 제대군인을 우선 배치한다. 노동당의 마피아식 주민통제를 강화하는 전형적인 체제지원·정권지원, 그게 개성공단의 정체다.
  
  3.
  북한정권은 개성공단에서 챙긴 달러를 군사력 증강(핵무기, 탄도탄 개발 등)과 對南공작에 사용했을 것이다. 엄밀히 말해 우리는 유엔안보리 결의 2094호(2013.3.7)를 위반해왔다. 이렇게 현금을 북한정권에 보내면서 국제사회에 對北제재를 요구할 수 있는가.
  
  4.
  개성공단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이른바 ‘초코파이 효과.’ 북한주민이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이해하게 된다는 논리다. 경제가 인간을 바꾸고, 그 바뀐 인간이 정치를 바꿀 것이란 기대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대한민국의 경제적 우세를 알게 되면 그 소문이 북한에 퍼져 결국은 북한정권의 적화(赤化)통일 노선도 서서히 바뀔 것이란 꿈이다.
  
  그러나 이것은 속물들의 ‘기대’와 ‘꿈’에 불과하다. 북한은 경제가 아닌 정치가 인간을 지배하는 곳이다. 이른바 ‘초코파이 효과’에 물을 타는 ‘정치 백신’이 끝없이 뿌려진다. 류근일 선생의 표현처럼, 북한의 ‘정치’란 폭압(暴壓), 병영(兵營)화, 사상통제, 공포, 감시, 수용소, 선전선동을 뜻한다. ‘폐쇄(閉鎖)’라는 텃밭이 바뀌지 않는 한 북한정치의 본질도 바뀌지 않는 것이다.

  
  북한의 ‘정치 백신’은 지독하다. 대다수 탈북자들 지적처럼, 개성공단이 북한주민을 깨우진 못한다. 실제로 그랬다. 김대중 정권 이후 험난한 개성공단 실험 결과, 북한서 나온 것은 기업과 시장과 자유가 아닌 핵(核)과 미사일뿐이었다. ‘잠자는 미녀’의 주술(呪術)은 여전히 강하다.
  
  북한의 공산주의 정권, 주체사상 체제가 바뀌지 않는 한, 북한에 주는 달러는 어떠한 형태건 국가와 민족과 통일에 독(毒)이 된다. 이것이 진실이다.

* 1년 여 전 썼던 글이다. 결론은 개성공단이 계속되는 한 북한정권도 연장된다. 통일은 불가능하다. 정부는 지금 무엇을 하는가?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