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리아 운동의 여파가 심상치 않다.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등을 배경으로 전개되오던 이 운동이 어느덧 타 기독교 선교단체와의 연계와 자체 기도회로 전개될 만큼 파급력을 띄고 있다.

뉴코리아 운동의 대표적인 전도사는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국정팀장이자 10.4 공동선언 합의문 초안 작성자로 알려진 배기찬 교수이다.

그의 뉴코리아론은 간단히 말해 남북 지방자치단체간의 연합을 통한 남북 통일이다. 배 교수는 "통일 이전에 구체적으로 남북한의 중앙정부, 지방정부, 그리고 그 지역에 소속된 교회, 기관, 교회들이 서로 연합하고 결합해야 한다"고 주장함과 동시에 이것을 성경에서 언급되는 이스라엘의 가나안 땅 분배에 빗대었다.

배 교수의 뉴코리아론은 일견 6.15-10.4 선언에서 확인된 낮은 단계 연방제안과 조금은 달라보인다. 낮은 단계 연방제안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이것은 지자체 레벨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결국은 시작점이 다를 뿐 종국에는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는 통일론이라는 점에서 6.15-10.4 선언과 대동소이하다.

대한민국 헌법은 자유민주적 통일을 명시하며 지향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통일은 남한의 자유민주주의 체제 중심이어야 하며, 이것을 위해 북한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 변화가 어떤 식이든, 주체사상에 입각한 수령독재체제는 종식되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뉴코리아 통일론은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중시할 뿐 정권교체나 내부 개혁에 대한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는다. 배 교수에 의하면 오히려 "북한 점령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뿐이다.

남한의 자유민주주의와 북한의 주체사상을 동시에 인정하는 통일론은 헌법상 위헌이 될 수밖에 없다. 이는 또한 북한 내부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의 체제를 변화시키지 않고 행해지는 교류협력은 북한 주민이 아닌 정권만을 강화시켜주었다. 지난 15년 이상의 대북 교류협력에도 북한의 체제에는 긍정적 변화가 없었던 반면, 북한의 식량난과 인권실태는 해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기독교계에 번지는 뉴코리아 통일론은 위헌성이 있을 뿐더러 북한의 체제 변화를 전제하지 않기 때문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열렬한(?)운동가들의 영향으로 이 통일론은 급속도로 파급되고 있다. 뉴코리아론이 기독교 일부 단체의 견해를 넘어서서 하나의 거대한 민의가 될 것인가? 공교로운 시기의 개헌 논의가 그리 편하지만은 않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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