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은 죽기 전에 아들 솔로몬이 하나님의 성전을 짓게 해달라고 두로왕 히람과 동맹을 맺는다. 두로는 해안에 위치한 작은 도시국가였는데 유럽과 스페인에 진출하여 식민지를 뒀고 아프리카까지 교역을 했다. 세상에서 가장 진귀한 것을 구하고 싶으면 이들에게 가면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으로 하나님의 성전을 짓고 싶었던 다윗과 솔로몬은 이 두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던 것이다. 두로는 최첨단 건축공법도 가지고 있었다. 채석장에서 돌을 다듬어 와서 조립했기 때문에 성전 지을 때 돌 다듬는 소리가 아예 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예루살렘 성전 건축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두로는 영적으로는 이스라엘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솔로몬은 두로인 아내들을 맞았고, 시돈의 아스다롯 종교를 수입했다(왕상 11:1,5). 아합의 아내 이세벨은 시돈에서 시집온 공주였고, 바알과 아세라 종교를 북왕국의 국교로 육성했다(왕상 16, 18장). 아합은 사마리아에 바알 신전을 건설하고 바알제단과 아세라상을 세웠다(왕상 16:32-33).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합이 그 두 아들 아하시야와 여호람의 이름에 여호와의 축약형을 넣어 지은 것을 보면, 아합 자신은 명목상으로는 여호와 종교의 신앙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아합의 시대 전까지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등 돌리고 우상들을 따랐어도 아합과 이세벨처럼 국가가 나서서 여호와 종교를 뿌리째 뽑으려는 시도는 없었다. 성경은 이 시대를 이스라엘의 역사 중 가장 큰 위기의 때로 보았는데, 400년의 역사를 다루는 열왕기의 1/3 분량을 32년의 이 시대에 할애하고 있다.

  1975 년 여름, 고고학자 Ze’ev Meshel은 시나이 사막 동쪽에 위치한 이스라엘 시대의 쿤틸렛 아즈루드 (Kutillet Ajrud)을 발굴하면서 당시 사람들의 종교 생활을 이해할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유물을 발견하였다. Meshel이 발굴한 주전 8세기에 속한 큰 토기의 깨진 조각들을 복원해 보니 토기 몸체에 고대 히브리어로 ‘사마리아의 여호와와 그의 아세라로 너를 축복하노라’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아세라를 하나님의 배우자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종교 혼합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여호와 하나님과 아세라의 남편인 바알을 구별하지 못했던 것을 보여준다. 여호와라고 부르긴 했지만 실상은 여호와가 아니라 아세라의 남편인 바알을 지칭하고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민간 신앙의 차원을 넘어서 국가 종교 차원에서까지 여호와와 바알과 아세라를 함께 섬기는 혼합주의적 신앙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실을 볼 때, 그 시대에 암울했던 여호와 종교의 상황을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일이 지금 대한민국 기독교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일은 잘 보여주는 것은 <뉴스앤조이>라는 매체이다. 이미 <리버티헤럴드>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었다. (http://libertyherald.co.kr/article/view.php?&ss[fc]=3&bbs_id=libertyherald_news&doc_num=8016)

  이 기사에 인용하고 있는 신은희 교수의 주장을 몇 가지 뽑아 보았다.

“정치적 이념에서 시작된 주체사상이 하나의 민족적인 국가 종교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창시자인 김일성을 신격화하고 우상화하는 것은 모든 세계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종교적 현상일 뿐”

“주체사상을 종교적으로 내면화한 것을 주체영성...주체영성은 북조선의 인민 대중들 속에 깊이 나타나고 있으며 그 종교적 현상은 기독인의 절대적인 예수 신봉과 매우 흡사하다”

“종교를 문화로 바라본다면 선악으로 측정할 수 없다. 김일성을 국가 시조로 모시고 살아가는 신앙성은 선악으로 분별하기 힘들다. 김일성 신격화는 우상숭배이고 기독교는 검증받은 종교라고 보는 시각으로 보면 안 된다. 나만 옳다는 건 힘의 논리, 제국의 논리다”

  이 기사를 살펴보면 한국 기독교계의 한 부분인 부패를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기독교 신앙과 김일성 신앙의 조우라는 반역과 배교를 알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야 말로 과거와 별 다르지 않는 행태로 반복되는 혼합주의적 신앙형태이다.

  이렇게 혼합된 여호와 신앙이 이스라엘 전역을 덮고 있었을 때, 하나님은 환상의 콤비를 일으키셨다. 엘리야-엘리사 선지자였다. 하나님은 엘리야를 통해서 물에 흥건히 젖은 제물에 불을 내리시는 이적까지 행하시면서 자신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심을 보여주셨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은 결국 우상들을 따라갔다. 하나님의 이러한 노력에도 이스라엘은 돌아오지 않았고, 이때 하나님은 이들을 타국으로 내치실 것을 결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이스라엘은 이미 결정된 형 집행만을 기다렸을 뿐이었고, 하나님은 혹시 이스라엘이 회개하고 돌아올까 130년을 기대하며 아모스 · 호세아와 같은 선지자들을 보내셨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돌아오지 않았고 주전 722년에 그들을 아시리아로 내보내게 되었다.

  기독교와 혼합된 김일성 주체신앙은 이렇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상태로 한국교회 가운데 유입되고 있다. 기독교 신앙과 김일성 주체신앙의 혼합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입은 정말 깨어있지 않으면 쉽게 분별할 수 없는 영역과 형태로 다가온다. 심하게는 성경 말씀과 신앙과 선교의 언어로만으로도 이 두 신앙의 혼합을 표현할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깨어 있어서 시대를 분별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엘리야와 엘리사를 통해 모세 이후에 유래 없는 이적과 기사를 보여주셨지만, 이스라엘은 결국 아시리아와 바빌론으로 끌려가는 심판을 받게 되었던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한국교회 가운데 있는 김일성 주체신앙과의 혼합을 분별하지 않으면 우리도 언젠가 ‘여호와와 김일성으로 너를 축복하노라’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시간들을 지나, 하나님의 형 집행 아래 놓여 있는 자신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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