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 수요일 오후 6시경 탈북을 시도하던 북한주민 21명이 중국 옌지로 송환되었다. 11일과 12일에는 12명의 탈북자가 선양에서 체포되어 장춘으로 송환되었고, 엊그제 다시 청도에서 3명의 탈북자가 붙잡혔다.

 김정일 사망 후 북한정부는 ‘김정일 사망 애도 기간’을 정하고 ‘애도기간에 탈북한 자들은 3족을 멸하라’고 특별지시를 했다. 중국에서 붙잡힌 이들은 북송 후에 끔찍하게 처형될 것이다. 이들의 소식을 들은 시민단체와 기독교 단체들은 15일부터 매일 중국대사관 앞에 모여 33명의 탈북자 북송을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50여명의 인원이 모인 오늘 집회에는 시민단체와 기독교단체, 정당인이 함께 참여했다.

 국제엠네스티와 온라인 서명으로 이미 2만 여명의 인원이 북송 반대의 뜻을 모았다. 서명은 내일 오후 중국 후진타오 주석에게 우편과 이메일로 전달될 예정이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바로 옆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외면하는 역사의 죄인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들의 고통에 대해 계속 침묵한다면 통일 후에 북한 동포들을 어떻게 볼 수 있겠느냐”고 발언했다.

새누리당 전여옥 의원은 “우리나라 진보정당은 왜 인권을 말하지 않는가. 미대사관에 찾아가 국가적 협약을 무시하는 시위에는 참여하면서, 왜 탈북자들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단 한 사람도 발언을 하지 않는 것인가”며 진보정당의 이율배반적 모습을 질타했다.

 40여 개의 기독교단체의 연합인 한국기독교시민단체협의회 대표 서경석 목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하여 탈북자 북송 반대운동에 동참한 정치인에게만 표를 주어야 한다는 공고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탈북자 북송에 대한 문제를 더 이상 중국에 맡길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은 자기나라를 포함한 그 어떤 나라로부터도 출국할 권리가 있으며, 또한 자기나라로 다시 돌아올 권리가 있다.” 세계인권선언 제 13조이다. 이 선언은 만국 공통의 기준이며, 인권이 전 인류가 함께 지켜야 하는 보편적 가치이다. 중국은 1982년 9월 24일 UN난민협약에 가입을 한 UN난민협약 당사국이다.

 하지만 지난 2004년에도 중국은 공안 당국에 체포된 후 투먼(圖們)의 유치장에서 한국행을 요구하던 탈북자 7명을 북송했다. 당시 우리 외교부는 중국과의 협의를 통해 "북송은 없을 것" "북송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거듭 내놓았다. 하지만 결국 탈북자들이 북송되고 한참 후에야 북송 사실을 확인했다.

탈북자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자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는 정치인과 정당에게는 국민의 표를 줄 수 없다. 탈북자 문제, 북한 인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2012년은 통일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죽음의 공포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들의 생명과 삶에 대한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통일은 온다. 그날 북한 동포들이 ‘우리가 타국을 떠돌며 고통받을 때 누가 우리를 위해 외쳐주었는가’라고 묻는다면 우린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이들의 안전한 귀환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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