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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는 순결한 신앙을 지키고 있는 20만~40만의 지하기독교인이 있으며, 진정한 북한 선교는 그들을 돕는 것이다. 이 믿음은 북의 지하교회를 돕는다는 오픈 도어즈나 모퉁이돌 선교회가 제공한 정보들(카타콤 소식 등), 그리고 로마제국에서 현대의 중국에 이르기까지, 교회는 박해기에 도리어 성장했었다는 교회사적 상식에 근거하고 있다. 터툴리안이 이야기한데로,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기 때문이다.
남한 내에는 북한 지하교회의 존재를 의심하는 이들이 많다. 북한에는 이미 지하교회가 없으며 해방 전 신앙을 가졌던 몇몇 노인들이 존재할 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지하교회 허구론’은 다시 둘로 나뉜다.
하나는 조선그리스도교 연맹(이하 조그련) 등 북한의 관용 단체에게 북한 교회의 대표성을 부여하며 그들의 발표를 신뢰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조선인은 조선의 하늘(김일성)을 믿어야 한다.’는 교시에 근거를 둔 이른바 ‘주체신학’의 추종자들이 과연 진정한 선교 파트너가 될 수 있을까? 그들에게 한 헌금이 결국 북한 정권의 돈줄이 되었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다. 만일에 지하교회의 존재가 사실로 증명된다면, 이분들의 선교 노선은 전폭적으로 수정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새터민 기독교인들이나 어느 정도 새터민들과 접촉하며 사역하는 분들이 믿고 있는 ‘지하교회 허구론’이다. 이들은 대부분 매우 복음적이며 자유통일을 열망하고, 봉수교회 등 조그련을 철저히 불신한다. 그리고 모퉁이돌 선교회 등이 이야기하는 지하교회가 정말이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북에 있을 때, 또는 자신들이 만나본 새터민들에게서 단 한 번도 지하교회의 존재를 들어본 적이 없기에 지하교회의 존재를 불신한다. 그렇기에 이들에게 종종 ‘보안상 실명과 장소를 밝힐 수 없다.’는 ‘카타콤 소식지’의 북한 지하교회 선교 보고는 조작으로 의심되기까지 한다.
기자의 경우, 역시 지금까지 백여 명의 새터민들과 교제를 나누며 북에서 신앙인을 보았다는 사람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었다. 그러나 드디어 올 가을에 탈북한지 얼마 안 된 지하교회 출신 학생 한명을 만나게 되었다. 그 형제는 친할머니가 해방 후 지하교회를 개척하여 지금까지 인도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하늘의 음성을 듣고 성경을 불태웠는데 며칠 후 안전원들이 다녀가 근방의 성경소지자를 모두 죽였다는 50년대 이야기, 그 후로 10여 년 간 성경 없이 신앙생활을 하다가 집안 어른들이 용기를 내어 국경지역에서 성경을 밀수해 온 이야기, 친척 중심으로 처처에 성경을 나누고 몰래 만나 예배하며 지켜온 반세기..
그가 살아온 지역이나 남한을 거쳐 온 기간 등을 고려해 볼 때 그가 남한 내 상황을 접해봤을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카타콤소식지’등 모퉁이돌 선교회가 제공한 익명의 자료들과 일치하고 있었다. 그의 어눌하지만 진실한 간증은 북한의 지하교회의 실체를 입증해 주는 것이다.
지하교회 허구론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새터민 중 몇 명과 깊이 대화한 후에 그 결론을 내렸는가? 오픈도어즈의 자료는 북의 지하교인을 20~40만으로 추산한다. 이는 2400만 북한 인구 중 1~2%에 해당한다. 기자가 대략 백 여 명의 탈북자 중 한사람을 만났다면, 이러한 통계는 대략 신뢰할 수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게다가 현재 새터민의 대부분은 함경도, 자강도, 양강도, 평안도에서 오고 있다. 해방 전 가장 기독교가 성행했던 곳들이다. 앞으로 새터민의 증가와 출신지역 다양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북중 국경지대 선교사들의 영웅적 사역이 계속되어진다면, 지하교회의 실체는 더욱더 확실하게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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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영 객원기자는 현재 탈북민 청소년 사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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