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이라는 ‘작자’가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그리고 대남 방송인 평양방송 등을 통해 “남측이 우리의 ‘성의있는 조치와 아량’을 무시하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들고 나왔다.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 날 성명에서 “매국역적 이명박 역도와 그 패당이 외세를 등에 업고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부정하고 대결의 길을 선택한 이상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은 부득불 그것을 짓부시기 위한 전면대결태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괴뢰군부 호전광들이 역적의 이른바 통수이념에 맹종하여 우리에 대한 선제타격과 응징준비에 광분하고 있는 형편에서 그것을 짓뭉개버리기 위한 우리 혁명적 무장력의 강력한 군사적 대응조치가 따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의 성의있는 조치와 아량을 무시하고 조선서해 우리측 영해에 대한 침범행위가 계속되는 한 우리 혁명적 무장력은 이미 세상에 선포한 서해해상 군사분계선을 그대로 고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순간, 이 날 총참모부 대변인의 성명을 들으며 얼굴이 사색이 되었을 한 사람의 얼굴이 뇌리 속에 겹쳤다. 바로 ‘6.15 선언으로 평화가 왔다’며 평화를 남발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
 
17일 터져 나온 협박으로 우리가 확인한 것은 지난 10년 동안 북측 수뇌부가 변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는 점, 그리고 김 전 대통령의 거짓말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는 점뿐이었다.
 
한편 전 날 노동신문은 ‘6.15 통일시대의 힘찬 전진은 가로막을 수 없다’는 제목의 사설을 내고 6.15 공동선언의 이행만이 ‘전면대결태세’의 중단을 불러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19일 민노당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6.15선언과 10.4선언을 부정함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단지 대화의 중단 차원을 넘어 엄혹한 냉전시대로 회귀하고 있다”며 6.15 선언 준수만이 ‘전면대결태세’를 해소할 수 있다는 북측의 주장을 녹음테이프마냥 되풀이했다. 실로 충성(忠誠)도 이런 충성이 없을 지경이다.
 
북측의 17일 성명은 말 그대로 ‘6.15 선언에서 합의 한대로 우리말을 고분고분 따르지 않을 경우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이다.
 
북측이 언급한 ‘성의있는 조치와 아량’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들이 주장하는 ‘대결의 시대’였던 김영삼 정부 시절까지를 차치한다 치더라도,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의 ‘성의있는 조치와 아량’을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핵무기 개발과 폐기 거부, 두 차례에 걸친 남침(南侵), 마치 맡겨놓은 돈 찾아 쓰기라도 하는 듯한 줄기찬 구걸과 협박, 그리고 해군수병 여섯 명과 금강산 관광객 살해밖에는 없다.
 
이러한 ‘성의있는 조치와 아량’마저 거부할 시에는 더 크게 피로 얼룩진 살인 잔치를 벌이겠다는 북측의 17일 주장은, 결국 우리의 대북지원과 대화요청에 지속적인 폭력과 살인행각으로 영원히 보답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힐러리(Hillary Clinton) 미 국무부장관 내정자가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밝힌 ‘북핵폐기 불응 시 강한 제제’ 방침대로 북핵 폐기를 비롯해 그 어떠한 변화도 거부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미 87년 대한항공기(KAL) 폭파와 아웅산 묘지 테러를 통해 숱한 사람들을 살해한 전과범이 개과천선(改過遷善)할 것을 다짐받으며 조건 없는 선행을 베푸는 한 의인(義人)에게 “더 내놔라”고 협박을 일삼다가 끝내 “내 성의와 아량을 무시했으니 죽여버리겠다”고 선언한다면 어떨까.
 
법(法)은 개과천선의 여지가 도저히 없는 이러한 ‘망나니’를 ‘사형’ 혹은 ‘무기징역’으로 다스리고 있다. 곧 이 망나니에게 남아있을지도 모를 아주 약간의 양심에 기대를 걸어 뉘우칠 기회를 주고, 사회의 평화를 영구히 유지하는 방법은 이 것 밖에 없는 것이다.
 
북측도 마찬가지이다.
 
북한과 진심으로 ‘우리민족끼리’를 하려면 우선 조금의 뉘우침도 없이 살인과 협박을 남발하고 있는 수뇌부를 체포해 제거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안이다.
 
북측 수뇌부에게는 더 이상 개과천선을 기대할 것이 없다. 살인과 협박으로 ‘막 가고 있는’ 그들은 지난 96년 연쇄 살인행각으로 사형을 언도받은 조직폭력단 ‘막가파’와 다름없다. 
 
마지막 남은 뉘우침의 기회를 저버리고 여전히 살인 협박을 일삼는 살인마에게는 ‘사형’이 유일한 처방이다
 
그런데 혹자는 북측의 이러한 망종(亡種)을 두고 ‘못살다보니 긴박해서 그런다’ ‘우리민족끼리니 봐주자’ ‘전쟁날까 두려우니 돈 줘서 해결하자’고 얼버무리려한다.
 
이는 곧 살인행각을 벌이다 돈이 궁한 폭력배가 흉기를 들고 돈을 요구해도 돈을 줘서 해결하자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원칙적으로 폭력배에게 돈을 줘서도 안 되지만, 협박에 굴해 돈을 준다면 이 폭력배는 앞으로 평생을 쫓아다니며 더 큰 돈을 요구할 것이다.
 
특히 우리민족끼리이니 봐주자는 주장은 북측 수뇌부를 곧 북한의 공식 정부로 인정하는 무지(無知)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북측 수뇌부는 우리 헌법상으로 북한 지역과 주민들을 강제로 취하고 있는 반란세력이며, 인륜적으로도 북한 주민들을 유린하고 탄압하고 있는 독재정권일 뿐이다. 대내적으로 북한 주민들을 인질로 잡고 탄압을 자행하며 대외적으로도 개과천선의 기미 없이 살인과 협박을 자행하는 북측 수뇌부는 결코 우리민족끼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북측은 이번 주장으로 혹시 남한이 겁을 먹고 돈으로 평화를 구걸하지는 않을까 하는 환상을 품고 있는 듯하지만, 이는 철저한 오판이다.
 
세월은 지났고, 정부는 바뀌었고, 국민의 인식도 바뀌었다.
 
지나간 세월은 되돌릴 수 없으며, 교체된 정부는 더 이상 비정상적이었던 남북관계를 용인할 기색이 없다. 아울러 국민들도 이번 17일 북한군 총참모부의 성명을 지켜보며 비로소 북측 수뇌부의 천부적 범죄성을 깨닫게 되었다.
 
북측의 이번 성명은 오히려 이명박 정부의 국방안보태세를 더욱 더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국민들이 북측 수뇌부에 분노를 넘어 증오를 품게 만듦에 따라 지나간 10년의 세월이 다시 찾아올 가능성을 영영 막아버리는 역할을 했다.
 
이제 북측 수뇌부가 오판 아래 서해에서의 불장난을 벌이게 된다면, 지난 1~2차 연평해전과는 그 규모와 위력이 다를 것이다.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을 조금이라도 넘는 북측 군함은 그 자리에서 저 깊은 심해(深海) 속으로 수장(水葬)될 것이며, 우리 수병이 한 명이라도 부상당하는 날에는 북측 수뇌부 10여 명이 앉은 자리에서 목숨을 잃을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현재 미국은 태평양 상에 북한군의 탄도 미사일 공격을 막아낼 10여 척의 이지스(Aegis) 구축함들을 배치하는 한편, 한미 워킹그룹(Working-group)을 통해 살인마의 손에 쥐여져 있는 북핵을 물리적으로 제거할 준비를 하고 있다. 
 
모레면 출범할 오바마 행정부의 국방부 고위직 지명자들이 북한정권 붕괴시 핵무기 및 핵물질의 안전 확보를 강조한 것이나, 지난 12일부터 5일 동안 방북한 셀리그 해리슨(Selig S. Harrison) 미 국제정책센터(CIP)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이 핵탄두 4~5개 분량인 30.8㎏의 플루토늄을 무기화했다는 북측의 주장을 전하며 위기감을 시사한 것이 이러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만약 북측이 천지분간을 못하고 정말로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한미(韓美) 양 국의 미사일은 북측에 대해 극심한 배신감과 좌절감을 느끼고 있을 중국의 외면 속에 영변 핵시설이 아닌 평양의 노동당 1호청사를 겨냥하게 될 것이다.

미 합참에 대한 월터 샤프(Walter Sharp) 주한미군사령관의 주한 미 8군사령부 한국 잔류 요청에서도 볼 수 있듯, 한미 동맹은 2012년 한미연합사 해체 이후에도 영구히 건재할 것이라는 점을 북측은 잊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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