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북한 내부에서 반(反) 체제 목적으로 결성된 2인조 일렉트릭 하드코어 밴드가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던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국내 네티즌들에 의해 각종 웹사이트에서 소개되고 있는 이 그룹의 이름은 ‘평양 하드코어 레지스탕스(Pyongyang Hardcore Resistance. 이하 PHR)’

미국의 소셜 네트워킹 웹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Myspace) 뮤직에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PHR을 소개한 ‘누군가’에 따르면 PHR은 평양에 있는 지하 저항조직으로부터 만들어졌으며, 북한 최초의 하드코어 테크노 뮤지션이다.

PHR은 멤버 중 한 명이 서방세계에서 하드코어 씬의 음악을 접한 뒤 그의 가족이 살고 있는 북한으로 ‘이민’하는 과정에서 몰래 들여와 평생을 북한에서 살아왔던 친구에게 소개함으로서 결성되었으며, 테이프와 CD의 형태로 음반을 제작해 중국으로 유통시키고 있다.

이 ‘누군가’는 “나 자신은 PHR이나 그 일원이 아니다”고 하면서도 “(목적은) 이 음악을 퍼뜨림으로서 전 세계에 지하 저항조직이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려 하는 것이다”며 그룹의 목표가 북한체제의 붕괴(breakdown)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우리는 북한의 스파이에게 넌덜머리가 나기 때문에 나와 내 접촉인들의 신원은 비밀로 할 것”이라며 “이 음악은 북한의 지하저항조직이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조지 W. 부시, 그리고 남한의 대중가요들에 대하여 보내는 ‘F**K YOU’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인민에게 평화를, 음악에게 격렬함을(Peace in people, violence in music)”이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마이스페이스 측은 ‘평양 하드코어 레지스탕스’에 대해 “하드코어/스피드코어/브레이크코어 등을 작곡하는 2인조 밴드”라며 “이 밴드의 첫 멤버는 그가 하드코어 씬을 접촉하게 된 서방세계에 살고 있었지만 몇 년 뒤 그는 그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소개해 PHR의 결성을 주도한 멤버가 유럽 유학 혹은 뉴욕 거주경험을 가진 고위층 자제일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리고 “두 번째 멤버는 북한에서 나고 자랐는데 그는 그의 친구(첫 번째 멤버)가 몰래 들여온 음반들에 의한 영향을 받았다”며 “그들은 한반도 통일, 남한의 ‘멍청한’ 대중가요에 대한 질타(Saying a f**k you to South-Korean pop music), 그릇된 지도자(김정일, 조지 W. 부시)들을 권좌에서 몰아내는 것, 그리고 폭력보다 평화를 격려하는 메시지를 담은 그들만의 격렬한 하드코어 음악을 만들기로했다”고 설명했다.

또 “PHR은 그들의 음악과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밀반출할 탈북자들과 접촉을 하고 있다”고 밝힌 뒤 “국가 정치구조 등으로 인하여 PHR과 조력자들은 그들이 익명으로 남길 원하는 바 이다”며 이들이  탈북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해외에서의 음반 발매에 주력하고 있고, 상당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들은 지난 2007년 3월 10일 개설한 마이스페이스 홈페이지(http://www.myspace.com/dprkhc)에 올린 싱글 음반에서 인트로를 포함해 총 다섯 곡을 선보이고 있으며, 북한의 체제 찬양 노래인 ‘당신(김정일)이 없으면 조국도 없다’를 하드코어 버전으로 리메이크해 체제를 비판하는 곡을 포함해 사극 ‘대장금’과 가수 이정현의 노래 ‘바꿔’를 샘플링한 곡 등 다양한 곡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극 대장금을 샘플링해 체제를 비판하고 있는 평양하드코어레지스탕스의 곡-

그리고 앨범 표지에서 이들은 ‘인민’들에게 둘러싸인 ‘혁명의 어머니’ 김정숙이 분리된 소총에서 마이크를 꺼내든 이미지를 선보여, 북한 군중들의 말하고 싶은 욕망과 아울러 김일성, 김정숙, 김정일에 대한 숭배를 강요하는 체제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해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그냥 장난이라고 하기엔 음악도 제법 괜찮게 만들었고 게다가 댓글들을 보면 ‘외국에선 이미 유명하다’라는 제보도 있어 의견은 ‘낚시(가짜)는 아니다’는 쪽이 거의이다”라며 진짜라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리고 “외국문화를 접하려면, 그리고 이렇게 음원을 만들려면 분명 당 고위층 자제들일텐데 정말 저 북조선에선 지하저항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라고 충격을 나타냈다.

일부는 또 “진짜 중앙당에 걸리면 ‘반동분자’로 총살될 것 같은 음악이다”며 “사실 하드코어로서도 그렇게 뛰어나다고 할 음악까진 아니지만 척박이라는 표현으로도 수식하지 못할 만한 환경에서 이런 음악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숭고함이 느껴진다”고 밝힌 뒤 “(그들은) 진짜 레지스탕스”라며 지지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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