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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곳에서 현 정부도 북한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는 것이 감지된다. 우선 김정일이 회담을 바라고 있는 것 같고 한국 정부도 그것을 싫어하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만나서 무엇을 논의하고 무엇을 합의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바라기는 김정일에게 살 길을 가르쳐줘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김정일과 만나 피해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화해와 협력’이니 ‘공존과 공영’이니 하는 구호에 나타난 것과 같이 김정일의 현 공산군사독재세습체제를 인정하는 것을 적극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일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개인독재, 세습독재, 폐쇄적고립주의, 군사모험주의, 인권탄압 등 현재의 북한 정치 체제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대착오적인 현 북한의 정치체제를 인정하는 논의나 합의는 적극 피해야 한다.
따라서 그런 시각에서 과거에 북한과 맺었던 모든 협정이나 합의문서는 일단 파기하는 것이 좋다. 김정일은 금년 초에 모든 남북합의를 무효로 선언한 적이 있다. 우리는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이번에 남북이 다시 만난다면 모든 것을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김정일에게 살 길을 알려줘야 한다. 살 길은 다름이 아니라 북한을 민주화하는 것, 자주니 주체니 하는 구호에 구애받지 말고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 북한 체제를 개혁하여 북한 동포의 창의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정치제도, 다시 말해 자유경쟁에 바탕을 둔 시장경제제도로 나아가는 것 등을 주문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처럼 당분간은 노동당이 권력을 독점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북한 동포의 의사에 따라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도 말해야 한다. 이 길만이 김정일이 북한의 개혁의 지도자로서 북한 동포에게 기억되고 그로 인해 자신도 멸망을 면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단지 북한이 필요로 하는 물자나 제공하고, 미군철수를 노리는 한미동맹 와해 공작에 말려들거나, 핵만 폐기하면 된다는 식으로 김정일의 시대착오적 독재정치를 인정하는 일은 하여서는 안 된다. 물론 민족공조니 우리끼리라는 구호에 속아 한국 내의 친북좌파세력에게 아부하는 합의를 하여서도 안 된다. 한반도의 운명은 어차피 국제세력과 깊이 연관되어 있는 만큼 우리끼리 할 수 있는 일도 별로 많지 않다. 그리고 현대 사회는 민족이 아니라 국가 단위로 서로 거래하는 만큼 민족이란 단어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된다. 민족이라면 김정일집단이 아니라 바로 북한 동포가 민족이며 그런 의미에서 북한동포의 해방이 바로 민족끼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란 점도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하여간 남과 북이 다시 만난다면 김정일이 지금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하고 그것을 고칠 것을 주문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을 민주화하여 북한 동포의 자유를 확대시키고 그래서 북한 동포도 우리와 같이 자유를 누리면서 행복하게 살 길을 찾아 주는 것을 회담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북한의 독재자에게 협력하였다는 오명을 쓰게 될 것이다. 김정일을 만나면 김정일도 살고 북한동포도 살고 우리도 사는 길에 대해 논의하기 바란다. 이를 거부한다면 김정일은 불행한 최후를 맞게 될 것이란 점도 분명하게 말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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