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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간 대화 강조하는 사우디 아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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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을 정당화하려는 신성모독처벌 법안을 인정받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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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둘라 사우디 아라비아 국왕 |
75개국 참가 ‘UN 종교간 대화’ 회의 개최 주도
종교 간 상호 인정 주장하며 이슬람 보호 의도
지난 12일과 13일 UN 본부에서는 종교 간 대화(interfaith Dialogue) 컨퍼런스가 열렸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압둘라 사우디 아라비아 국왕,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 등 75개국 대표가 참가한 이번 대회의 목적은 전 세계 다양한 종교 간 이해와 상호 관용(tolerance)의 증진이었다.
참가국들은 13일 종교가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하고 테러행위를 정당화하는 데 사용되지 못하며 대화를 통해 종교 간 상호 이해와 관용을 증진하자는 선언문을 채택하며 마무리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이슬람의 이름으로 자행하는 테러를 반대하고 종교 간 충돌을 막아보자는 취지다.
반기문 UN사무총장, 부시 대통령 등은 이 취지를 지지했고 이번 대회가 열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에 감사를 표했다. 압둘라 사우디 국왕은 이에 앞서 지난 7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이슬람, 기독교, 불교, 힌두교 등 전 세계 300여명의 종교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종교 간 대화’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UN 대회는 마드리드 컨퍼런스 권고에 따라 열렸다.
이와 함께, 이슬람 종주국 사우디 아라비아가 종교 간 이해와 관용을 높이자는 이번 대회의 개최를 추진한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 세계 이슬람을 지키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압둘라 사우디 국왕은 ‘2개의 성스러운 모스크 보호자’라는 칭호를 받는다. 2개의 성스러운 모스크란 이슬람 창시와 관련된 메카와 메디나로 이슬람을 보호하는 것이 왕의 중요한 직무 중 하나라는 의미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슬람 이외에 다른 종교는 용납되지 않는다. 미 국무부 2008년 국제종교의 자유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슬람법인 샤리아에 따라 통치되고 수니파 이슬람을 강요하고 있다. 시아파 등 다른 무슬림이나 비무슬림들은 공개 및 개인적 종교활동을 못하도록 되어 있다. 유대인들은 사우디 땅에 발도 들여놓지 못하고 성경책을 가지고 들어온 기독교인들은 체포당한다. 다른 종교로 개종한 무슬림들은 공개처형을 비롯, 탄압이 자행된다.
국무부는 이런 이유로 2006년 사우디 아라비아를 종교의 자유를 핍박하는 특별우려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비판가들은 다른 종교에 불관용적인 이런 나라가 어떻게 종교 간 상호 이해와 관용을 증진하는 세계대회를 주도할 수 있냐고 지적한다.
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위원인 도날드 알규와 레오나르드 레온은 13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 종교 간 대화 컨퍼런스의 목적은 세계적으로 이슬람을 정당화하려는 신성모독처벌 법안을 인정받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법은 세계 각 종교와 그 종교들이 신성시 하는 장소 및 상징들을 존중하자는 것으로 이를 위해 다른 종교를 비방하는 행위들을 처벌하자는 것이다. 압둘라 사우디 국왕이 입안하고 무슬림 세계연맹이 조직화했다는 이 법안은 개인의 종교의 자유보다 종교를 더 중시하는 것으로 이슬람을 지키겠다는 의도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기독교인들이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전해 기독교인으로 개종시키면 범죄행위가 된다.
이번 UN대회에서 압둘라 국왕과 57개 이슬람국가들이 참가한 이슬람회의기구(OIC)는 신성모독처벌법안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종교 간 대화를 통해 상호 인정하자는 것은 예수 이외에 구원을 얻을 수 있는 다른 이름이 없다는 기독교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주장이다.
(미래한국) 워싱턴=이상민 특파원 smlee@future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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