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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방임(放任)이냐? 숙군(肅軍)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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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가 탈북자 女간첩 원정화(34) 사건으로 떠들썩하다.
元씨의 간첩활동을 도운 군인은 장교와 부사관 등 7명. 이들은 元씨를 도와서 군 장교 인적사항, 國軍과 美軍부대 자료 등을 북한에 제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元씨는 특히 중국 체류 중 재중보위부의 탈북자·남한사업가 100여 명 납치에 관여하고, 이후 황장엽(黃長燁) 前조선로동당 비서와 對北정보요원 2명에 대한 살해를 기도했다.
이번 사건의 파장(波長)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元씨는 2005년 5월 기무사령부와 경찰의 내사(內査)대상에 올랐지만, 이후 3년 이상 50여 차례 넘게 군부대 강연을 했었다. 물론 내용은 『북핵(北核)은 자위용』이라는 등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軍 내 「親김정일 동조세력」이 광범위하게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2008년 8월30일 동아일보(東亞日報)는 『軍침투 간첩용의자 50여명』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군 수뇌부의 8월28일 긴급회의 중, 한 참석자에게 『군대에 침투한 간첩(間諜)용의자 50여 명, 軍 내 좌익(左翼)세력 170여 명, 軍 내 기밀(機密)유출 용의자 50여 명, 軍 내 간첩활동 색출을 위해 내사(內査)중인 사건 100여 건』이라는 내용의 메모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9월1일 문화일보(文化日報)는 『국내에 암약하는 고정간첩을 통해 軍에 침투, 현역으로 복무하고 있는 장병 10여명이 고정간첩의 간첩활동을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軍보안당국의 최근 내사 결과, 문제의 장병 10여명은 고정간첩과 친인척(親姻戚) 관계이거나 고정간첩에 포섭된 동지(同志) 관계로 군부대 정보 유출 및 다른 장병들에게 김정일 체제를 선전해왔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다.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탈북자 2~3명에 대해서도 내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안수사담당관계자는 『이들 탈북자는 북한 기관원 출신 신분을 노동자로 속이고 탈북했으며, 역(亦)탈북한 사례가 확인돼 중국 및 북한 행적에 대해 조사 중』이고 밝혔다.
軍 내 간첩 암약 여부로 민심이 흉흉해지자, 정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국방부는 1일 『현재 군 내부에서 간첩 혐의로 보안당국의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은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답변은 소위 『공안정국을 조성하고 있다』는 좌파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발언 정도로 여겨진다.
실제 국군의 안보의식 이완(弛緩)은 심각한 수준이다. 일선 장병들은 김정일 정권의 폭압(暴壓)을 고발하는 탈북자 출신 강사의 강연을 믿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진다.
「2008년 행정안전부 중고교생 대상 조사」에 따르면, 『한국전쟁 발발 주체』를 묻는 질문에 북한(48.7%), 일본(13.5%), 미국(13.4%) 등 30%가까이가 미국과 일본을 들었다. 『한국안전에 가장 위협적인 체제』를 묻는 질문에도 미국(28.4%), 일본(27.7%), 북한(24.5%), 중국(13%) 등 미국을 첫 번째 위협으로 답했다. 좌파정권 10년의 여진(餘震)을 여실히 보여주는 통계이다.
장교들의 이념도 다르지 않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육군사관학교 2004년 입학예정자 대상 「한국의 주적(主敵)은 누구인가?」라는 무기명 앙케이트 결과, 미국(34%), 북한(33%) 순으로 나왔다. 左편향된 생도들은 임관 후라도 연평균 안보교육이 40시간에 불과하며, 그나마 안보관련 내용은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북한은 동지(同志), 미국은 적(敵)으로 여기는 좌경화된 군 분위기 속에서 간첩들은 지금도 國軍과 美軍의 정보를 뽑아내고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혁명적 전환기 때마다 시도됐던 『숙군(肅軍)』인가 아니면 軍 내 간첩들을 방임해 버릴 것인가? 선택은 李明博 정부와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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