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준석(36) 전 최고위원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 새 당대표로 선출됐습니다. 한국 정치사상 유례 없는 일입니다. 첫 30대 당대표에,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0선의 원외(院外) 인사 선출이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는 김기현(62) 원내대표와 내년 3월 정권교체를 목표로 대선 정국을 이끌게 됩니다.

이 대표 선출의 배경엔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대체로 ‘전략적 투표’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한 보수 언론 베스트 댓글을 보니 “문재인을 단죄할 사람이라면 누구도 좋다”는 글이 보입니다. 실제로 영남과 60대 이상이 다수인 국민의힘 당원들도 과거처럼 동향 출신이나 보수 색채가 강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지 않았죠. ‘대선에서 승리할 당을 만들 대표가 누구인가’를 계산해 전략적 투표를 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낙선한 한 후보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선거 운동 기간 여러 당원을 만나봤는데, 정권 교체를 위해 파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컸다”며 “대구 지역의 고령 당원 중에서도 이 대표를 찍은 분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합니다. 국민의힘 기성 정치인에 대한 실망과 함께 이준석 대표가 2030세대 표를 많이 가져와 정권교체를 가능케 할 것이라는 느낌이 작용한 것이라는 말 같습니다.

실제로 2030세대의 국민의힘 입당이 폭증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6월10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 의하면 지난 달 24일을 기점으로 하루 평균 30건 이상의 온라인 당원가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합니다. 경북도당도 하루 평균 10여 건에서 50여 건으로 늘었다고 하는데요. 국민의힘 관계자는 온라인 당원 가입자의 대부분이 2030세대라고 밝혔습니다.

보수층 사이에서도 특히 연배가 있으신 분들도, 기대감이 커진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형성된 이른바 ‘비호감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것으로 보는 것이겠죠. 연배가 많으신 이른바 우익운동가들마저 이준석 대표 당선에 환호하는 모습들을 보게 되는데, ‘이사모’ 이준석을 사모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도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난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준석이라는 인물에 어떠한 감동을 느끼지 못합니다. 가슴 속에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데 좋다 나쁘다 말 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은 면이 있습니다. 다만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기도하며 생각해 본 부분들을 몇 마디 드려보려고 합니다.

우선 ‘이준석 돌풍’의 배경은, 적어도 ‘확인되지 않는 여러 가지 추측들을 배제하면’요.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함께 조선·중앙 등 자칭 보수언론과 보수 지식인 집단, 심지어 보수 성향 대형교회의 분위기 조성이 있었다고 할 것입니다. 대중도, 당원도 이런 분위기를 따라가게 된 것이겠죠. 좀 이상하게 들리실 수 있습니다만, 문재인 정권과 상당수 자칭 보수는 일종의 적대적 공생관계에 있습니다.

서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 같지만, 일종의 좌·우파 기득권 집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거창한 말들을 아무리 많이 해도, 이들은 남한에서 기득권을 연장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입니다. 그러다보니 모두들 한반도 분단의 현상이 깨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북한체제 붕괴는 반대합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조선·중앙·동아일보에 북한동족 해방, 북한체제 붕괴에 대한 기사가 한 줄이라도 나온 것을 본적이 있으십니까? 기껏 통일비용이니 인도적 지원이니, 북한에 나무심기니 이런 얘기들이죠? 오히려 그런 주장을 하는 이들은 극우세력으로, 극단주의자로 매도해왔죠?

북한이라는 지렛대를 사용해서 남한에서 권력을 연장하려는 욕심이건, 통일비용이니 대량난민이니 등등 체제붕괴 이후 혼란에 대한 거부감이건요. 북한은 망하면 안 된다 또는 굳이 망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의지와 심리는 이들 양쪽 집단이 공통된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그러다가 이들 양쪽 집단은 2016년, 임기 4년 차에 들어, 북한에 강경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탄핵’이라는 칼을 꺼내 협력했습니다. 민주당과 조선·중앙 등 자칭 보수언론 그리고 지금 국민의힘 주류까지 말입니다.

물론 통진당 이석기 류(類)처럼 물 불 안 가리고 북한과의 사회주의 통합을 원하는 이들도 상당수 있겠지만요. 아직까지 큰 흐름은 이들 두 정치집단에게는 북한의 해방과 구원에 대한 적극적 저항 또는 소극적 저항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민주당이건 국민의힘이건 그저 땅에 속한 사람들, 육에 속한 사람들로 봅니다. 물론 민주당 정권이 한 번 더 연장되면 주체사상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남한의 체제 보존도 어려워 질 수 있겠지만요.

어쨌든 이런 현상과 별개로요. 기독교인들은 이 시대 하나님이 원하는 지도자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항상 말씀드립니다만, 하나님의 이 민족에, 이 백성에 원하시는 영적인 부르심은 ‘선교하는 것’입니다. 북한 동족을 해방하고 구원해서 복음이 북진, 서진, 전진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시대 필요한 지도자는 다들 절망할 때 그 소망을 제시하는 사람입니다.

이준석 신임 당대표는 어떨까요? 얼핏 봐도 굉장히 두뇌회전이 빠른 사람 같습니다. 말이 빠른 것처럼 말이죠. 머리가 좋아서 정치적 유행에 민감하고 대중이 원하는 말, 언론이 원하는 답을 하는 사람입니다. 절대로 선을 넘어 말하거나 답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선 정권교체를 위해 표를 끌어 모으긴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트렌드에 맞추어 말하고 답하니, 신앙적 확신까진 아니어도 어떤 원칙, 어떤 신념 같은 것은 발견할 수 없습니다. 대표 선출 이후 “대선 후보와 상의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모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은 대표적입니다. 김종인, 이준석 실은 분위기가 비슷하죠? 원칙, 신념이 아니라 이 세대를 본받는 대 능숙한 이들이죠.

가령 이준석 대표는 국가보안법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지 않습니다. 간혹 개성공단 등은 비판하지만 그렇다고 북한 인권에 대한 안타까움이나 심지어 북한 체제붕괴에 대한 언급도 결코 하지 않습니다. 그랬다간 보수꼴통, 극우세력 등으로 젊은 층 인기가 떨어질 테니까 말입니다. 정치적 유행을 따르면서 지금 대중이, 지금 언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주 정밀한 모범답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2013년 11월10일 조선일보에 기고한 한 칼럼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2008년 광우병 사태를 예로 들며 “최근 몇 년간 보수가 앞세웠던 용어는 법과 원칙”인데 “소통을 요구하는 10만 대중에게 ‘교통방해죄’라는 격이 안 맞는 어설픈 원칙으로 대응하는 과정을 겪으며 본래의 취지와 달리 희화화 되었던 용어”라고 말입니다.

말을 워낙 정교하게 사용해서 ‘그런 갑다’ 넘어가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만, 2008년 광우병 사태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뇌송송 구멍탁 광우병에 걸린다”고 떠들었던, MB정권 출범 이후 소위 진보·좌파의 정치적인 거짓·선동이었죠. (설명) 지금 한국인들이 미국산 쇠고기는 얼마나 잘 먹고 있습니까? 그런데 이런 사태를 소통을 요구하는 10만 대중의 의거인 양 인식합니다.

동성애나 차별금지법은 어떨까요?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같은 날 프리미엄 조선에 앞서 게재된 자신의 글에서 2013년 5월 <주간경향>의 기고문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우리 사회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동성애자의 수는 매우 적다. 하지만 이 수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만큼 일정 기간이 지나면 매사추세츠처럼 동성애자의 수가 5% 정도로 수렴될 것임은 자명해 보인다”고 말입니다.

또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만약 필자처럼 논리가 아닌 ‘막연함’에 근거해 있다면, 역사의 필연은 동성애에 대한 개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 하나만 지적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어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의 노예 해방이나 여성의 참정권, 흑백 인종 간 결혼 등을 막으려고 할 때 부르짖었던 가치가 창조질서라는 애매한 개념”이라고 비판하며 “민주주의 하에서 충분한 다수의 행복추구의 갈망을 막아내기에는 성서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창조질서라는 개념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말입니다.

어떻습니까? 글에도 나오듯, 창조질서를 이유로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독교 계열 보수주의자들을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과연 이준석 대표가 낙태 문제에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을까요? 전체적으로 이준석 대표의 말과 답은 현학적이고 논리적이고 치밀하지만 명쾌하지 않습니다. 경선과정인 21일 박근혜 대통령에 감사하지만, 탄핵은 정당하다는 말처럼 애매합니다. 항상 변하는 유행, 여론, 이 세상을 쫓아야 하는 탓이겠죠.

미국의 보수주의자라면 동성애·낙태 등 성경에서 기초한 핵심가치를 지키는 것에서 비롯하는데요. 이런 기준으론 이준석 대표는 보수주의자로 보기 어렵습니다. 한국 사회가 워낙 좌경화돼서 보수로 분류가 돼 왔습니다만, 엄밀히 말하면 미국 민주당 정도의 색채를 띠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인물이 대한민국을 북한과 중국 그리고 남한의 반체제 세력의 위협 앞에서 지켜낼 수 있을까요? 문 정권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문 대통령은 11일 이 대표에게 전화해 “아주 큰 일하셨다”며 “훌륭하다”고 축하 인사를 했었죠. 또 “대선 국면이라 당 차원이나 여의도 정치에서는 대립이 불가피하더라도 코로나 위기가 계속되는 만큼 정부와는 협조해 나가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어떻게 들리십니까?

정리해봅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로마서 12:2)” 기독교인들은 이 세대를 본받지 않는 이들입니다. 하나님의 선하고 기쁘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눈은 정권교체 이전에 한국 교회의 회개와 회복 그를 통한 북한 구원과 해방을 넘어 선교의 길을 열어내길 바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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