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이 다시 불거졌습니다. 국가보안법은 좌·우, 보수·진보 간의 뜨거운 쟁점이었습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보내자”며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국보법 폐지를 밀어붙였지만, 오히려 당시 제1야당과 보수층의 강력한 반발로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헌데 지난 달 20일 ‘국가보안법 폐지법안’이 다시 민주당·정의당에 의해 국회에 상정된 것입니다.

현재 국회에는 정의당 강은미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한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2110236)’과 더불어민주당의 이규민 의원 등의 ‘국가보안법 7조 폐지안(2104605)’이 동시에 국회에 발의돼 있습니다. 이 법안들은 국회 본회의 심의를 앞둔 상태인데요, 두 가지 중 하나만 통과돼도 법 전체가 없어지거나 법의 핵심 조항인 7조 고무·찬양 죄가 없어집니다.

물론 2004년에는 국보법 폐지 주장이 서울 시청 앞 대규모 집회를 불렀고 유찰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17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범여권이 밀어붙이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막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이를 막을 의지는 물론 생각도 없어 보입니다. 실제로 공식적인 반대 논평·성명도 없고요.

다만 21일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한민국 체제를 부정하는 행동이고 우리 사회 곳곳에서 대한민국 정체성을 망가뜨리고 있다”며 “국가보안법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켜내는 마지막 보루”라고 발언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주류는 국보법 폐지 반대가 오히려 중도층 흡수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소위 보수언론이나 적지 않은 보수 성향 지식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보법 폐지 반대는 극우적이고 냉전적인 사고방식 또는 무식하고 촌스러운 꼰대들의 주장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 국보법이 오히려 보수가 아닌 자칭 진보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도구가 되고 있으니 국보법 7조인 고무·찬양죄 정도는 없애는 게 옳다는 주장을 피기도 합니다.

가령 몇 달 전 조선일보 칼럼 중 한 부분을 인용해보면 이렇습니다. “현재 국보법은 보수가 아니라 진보의 무기다.···보수가 먼저 나서서 국가보안법 중 찬양·고무 행위를 처벌하는 제7조를 폐지해야 한다.···국보법 찬양·고무 죄는 친여 세력이 매달린 동아줄이다. 반대편의 보수가 먼저 놓아버리면, 낡은 진보는 뒤로 나자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또 “2012년 초, 사진가 박 모씨는 트위터에서 ‘우리민족끼리’ 계정의 트윗을 리트윗했다는 이유로 기소되었다. 재판을 통해 드러났다시피 그는 김정일과 북한을 개그 소재로 삼고 있었을 뿐이었고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다”며 “국보법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위협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 불안과 공포가 남아있는 한 다수의 청년, 중도 표심은 보수로 넘어오지 않는다.”고 같은 칼럼은 적고 있습니다.

요컨대 청년, 중도의 불안과 공포를 자극하는 반대편의 공격 포인트가 되니 적어도 국보법 7조인 고무·찬양 죄는 없애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쟁을 경험한 세대는 화들짝 놀랄 일들입니다만, 실제로 이런 주장에 적지 않은 국민들, 그리스도인들도 동의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기도하는 분들이라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우선 국보법 7조의 고무·찬양 죄가 사라지면, 북한을 고무·찬양하는 행위 가령 서울 한복판에서 김정은을 찬양하거나, 김일성 동상을 세워도 막을 수 없습니다. 지금도 이른바 주사파 단체는 김정은을 찬양하는 집회나 행사를 서울 도심에서 벌이지만, 검찰과 경찰이 국보법을 엄격하게 적용해서 사실상 처벌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형식적으로 법이 존재하니 약간의 자제나 제동이 되고 있습니다.

헌데 법 자체가 사라져 버리면 남한 내 친북한 세력의 노골적 고무·찬양을 막을 수 없게 됩니다. 현재 수감 중인 통진당 전 의원 이석기의 조직은 ‘경기동부연합’이라고 불리는데요. 공안전문가들은 이 경기동부연합 외에도 서울연합, 인천연합, 부산연합 등 숱한 주사파 단체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물론 겉모습은 정치인, 언론인, 변호사, 학자, 시민단체 활동가 등 다양한 외피를 걸치고 있겠지만요.

‘한국 사회에서 암약(暗躍)하는 고정간첩이 3만~5만 명에 이른다.’는 황장엽·정형근·박홍 등 우익인사의 주장을 설령 무시한다고 해도요. 민족주의를 가장한 이른바 주사파 세력은 그 숫자가 1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도 추정됩니다. 지금 국회의원 한다는 양반들 법원 판결문만 봐도요. 과거 김일성주의에 얼마나 심취했었는지가 자세히 기록된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나마 국보법이 이른바 주사파 세력의 폭발적 궐기를 막아 온 것인데요. 이젠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애자는 것입니다. 막말로 국보법 때문에 불편을 겪는 일반 국민이 어디 있겠습니까? 불편하다면 김정은과 남한 내 추종세력, 동조세력 정도일 것입니다.

청년, 중도의 불안과 공포를 자극하는 반대편의 공격 포인트가 된다는 주장도 그렇습니다. 보안법을 없애고 나면 그 다음은 주한미군 철수입니다. 그 다음은 한미동맹 해체입니다. 그 다음은 낮은 단계 연방제 통일입니다. 그 다음은 높은 단계 연방제 통일, 고려연방제입니다. 그 다음은요? 주체혁명의 완성입니다. 반대편이 공격하니 손가락을 하나씩 떼어줄 것입니까?

“현재 국보법은 보수가 아니라 진보의 무기”이니 “보수가 먼저 놓아버리면, 낡은 진보는 뒤로 나자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주장도 낭만적인 생각입니다. 자칭 보수 일각에서는 북한이 적화통일을 할 수 없으니 보안법도 없애자고 합니다만, 북한은 가진 것이라곤 핵무기와 남한 내 추종·동조세력 뿐입니다. 요즘 도둑이 들지 않으니 경찰을 없애잔 것인데, 경찰을 없애는 순간 도둑이 들 것이란 진실은 생각지 않는 것이죠.

흔히 국보법을 없애서 사상, 표현의 자유를 더 폭넓게 인정하자고 하지만 국체인 자유민주주의 그 자체를 부정하고 파괴하려는 사상과 표현을 용인될 수는 없습니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세계 각국들은 국가안보를 위해 형법 외에도 국가보안법보다도 더 강력한 안보특별법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몇 가지만 예를 들어도 미국의 자유법(구 애국법), 국토안보법, 전복활동규제법, 독일의 헌법보호법, 사회단체규제법, 일본의 파괴활동방지법, 영국의 공공기밀보호법 등등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물론 국보법 7조를 없애고 나아가 법 자체를 없앤다 하여도 당장 적화통일되거나 대한민국이 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대신 북한체제가 남한 내 추종·동조세력을 확대하며 장기존속하는 길로 갈 수 있습니다. 남한은 공산주의·사회주의자 또 주체사상파에 의한 변혁의 시도로 혼란, 혼돈, 무질서가 번지고 생사를 오가게 될 것입니다. 결국 언젠가 북한은 무너질 테지만, 그 과정은 길고 힘들고 괴롭고 어려운 길이 될 것입니다. 복음통일·자유통일은 멀어지고 사회주의 연방제의 길은 가까워집니다.

정말 많은 한국 교회가 입으로는 복음통일을 읊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북한 김일성 우상의 평화적 붕괴를 위해 기도하고 행동하는 대신 북한에 대한 체제 지원·정권 지원이나 매진하고 김일성 망령을 남한까지 번지게 할 국가보안법 폐지 같은 이슈에 대해선 촌스러운 주제인양 심드렁합니다.

세상에서의 빛, 세상에서의 소금이 되라고 하신 주님 명령을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리는 탓입니다. 사사기 3장1절의 “여호와께서 가나안의 모든 전쟁들을 알지 못한 이스라엘을 시험하려 하시며”라는 말씀처럼 전쟁을 모르는 세대가 분별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깨어있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보안법 폐지를 방관하고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우상체제가 속히 무너져 복음이 전진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주님 오실 길을 예비하는 것입니다. 마가복음 13장33절 말씀 읽고 기도하며 마무리합니다.

“주의하라 깨어 있으라 그 때가 언제인지 알지 못함이라. 가령 사람이 집을 떠나 타국으로 갈 때에 그 종들에게 권한을 주어 각각 사무를 맡기며 문지기에게 깨어 있으라 명함과 같으니.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집 주인이 언제 올는지 혹 저물 때일는지, 밤중일는지, 닭 울 때일는지, 새벽일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라. 그가 홀연히 와서 너희가 자는 것을 보지 않도록 하라. 깨어 있으라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니라 하시니라(막 13:33-37)”

주님,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켜주소서. 북한의 3대 세습 독재와 공산주의 사상을 지지하는 세력에 의해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지 않게 하시고, 국가보안법을 통해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가 지켜지게 하소서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귀중함을 깨닫고 깨어 기도하며 이 나라의 안보를 지키게 하시고, 노예화된 북한 동포들의 해방과 자유를 위하여 속히 복음통일 이루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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