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처럼 달콤한 말도 없다. 그러나 이 땅의 평화는 저 천의 영원(永遠)을 향한 간구를 막기도 한다. 신기루 같은 행복에 머물게 할, 천국의 조잡한 모조품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에서 정치상품이 되어버린 평화통일은 더 먹음직한, 보암직한 간교한 뱀의 열매로 악용된다. 평화통일을 북한 정권과의 합의(合議)통일-협상(協商)통일과 동일시하고 연방제 통일, 그리고 이것이 수용된 2000년 6.15선언과 2007년 10.4선언 실천과도 동일시해 정치시장에 풀고 있는 업자들이 창궐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진보-좌파는 물론 이념무장이 돼지 않은 보수정권, 보수정당, 보수매체도 이런 흐름을 따랐다.
평화통일을 위해 북한 정권과 대화(對話)를 통한 비핵(非核)•개방(開放)을 정책의 목표로 삼았다. 간혹 북한의 도발이 세지면 채찍을 드는 척 했지만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3대 세습 정권이 망해야 한다’는 주장은 극우적 망상 내지 전쟁론자로 단죄됐다.
그렇게 70년 분단을 거치며 이제 연방제 사변(事變)이 벌어질 것 같은 체제 변혁의 위기 앞에 서 있다. 사람을 괴물과 섞으면 또 다른 괴물이 된다. 대한민국이 국제 테러집단 김정은 정권과 한 몸이 되는 날 반미-반이스라엘 국제적 흉물이 된다. 쇠락의 나락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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