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바라는가? 일부 비리 대기업은 기실 ‘보수’라기보다는 그저 초(超)도덕적인 돈 집단일 뿐인데, 그들이 검은 짓, 구린 짓을 하면 그것이 마치 ‘보수 전체의 더러움’인양 대중심리에 파급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북 세력이 그런 식으로 몰아 가기도 한다. 그래서 ‘순정(純正) 보수’는 ‘보수’랄 것도 없는 비리 돈 집단과 차별성을 확실히 해두기 위해서, 그리고 비(非)좌파 진영의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확립하기 위해서, 좌파보다도 먼저 그런 비리 돈 집단의 범죄에 대해 엄정한 도덕적 판단으로 임해야 한다.

 대기업 일반의 사회 공헌도를 긍정하는 것하고, 일부 비리 대기업의 범죄를 범죄로서 비판하는 것은 별개다. 그것을 비판하는 것은 건실한 대기업 일반의 선진적 발전과 국민적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 하자는 것이지, 덮어 놓고 가진 자를 죄악시하는 좌익의 이데올로기적 공세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우리 대기업은 이제 자본축적 초기의 비합리적 관행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선진화, 합리화, 글로벌 스탠다드로 비약해야 한다. ‘순정 보수’의 비리 기업 비판은 그런 발전을 돕자는 것 뿐이다.

참고로, 조선 닷컴의 기사 한 토막을 소개한다.

 “환화 그룹은 지난달 16일 그룹 본사에 압수수색을 들어오던 수사팀을 물리력으로 제지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2명과 수사관 6명이 부상을 입은 것도 한화측엔 큰 악재다. 검찰은 경비업체 소장 등 4명을 구속했고 더 나아가 한화 본사의 지시가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한화의 경우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 술집 소란 사건도 서부지검이 맡고 있어 더욱 피곤하게 됐다. 김 회장 아들 동선(21)씨는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 바에서 술 취한 상태로 호텔 보안직원 등을 폭행하고 기물을 부순 혐의를 받고 있고, 용산경찰서에서 서부지검으로 사건을 넘긴 상태이다.”

 대기업의 사회공헌도를 긍정하기 위해서는 위 기사가 전하는 사례 같은 것도 비판하지 말아야 하는가? 한화 기업과 오너 일족의 탈선 벌서 몇 번째인가? ‘보수 진영’의 입장을 알고 싶다.

류근일 2010/10/16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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