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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후보나 장관 등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문제가 되는 사항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군대에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군대를 가지 못할 신체적 또는 정신적 조건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떻게 해서 공직에 취임하여 출세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이유든지 국가가 적대적 집단에 의해 안보적 위협을 항시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군대를 기피하는 것은 애국심이 약하거나 결여되어 있다고 간주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이런 사람들은 일체 공직에 취임할 수 없도록 법을 제정하여 막아야 한다.
군대를 기피한 사람들이 국회의원도 되고 장관도 되고 기타 법관이나 고위 공무원이 되는 것은 군대 갔다 온 사람만 병신 만드는 사회적 악이다. 남들은 군대가서 그 아까운 청춘을 국가를 위해 바쳤지만 이들은 교묘히 병역의무를 회피하고 그 기간에 열심히 고시공부를 하거나 학업에 열중하거나 또는 사업에 전념하여 남보다 한 발짝 더 나갈 수 있었다. 말하자면 부정출발이요 불공정한 행위인 것이다.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라는 잣대로 멀쩡하게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 장관을 짤랐다. 유명환 장관의 경우 그 딸이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취직하였다고 하여 사퇴하도록 인민재판식 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고의로 군대를 기피하는 것은 그것보다 몇 배 또는 몇 십 배는 더 불공정한 행위다. 이런 사람들은 공직에 취임하는 것조차 역겨운 일이거늘 하물며 이들이 출세하여 총리 후보도 되고 장관 후보도 되는 것은 국민의 사기를 저하시킨다. 국가를 위해 일한 사람만이 병신되는 이런 일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
설사 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사회에서 압박을 가하여 이들이 공직에 진출하지 못하거나 또는 진출하여도 승진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근본적으로 자신의 의무는 기피하면서 어떻게 좋은 과실만 따먹으려고 할 수 있는가. 이런 일은 대통령이 철저히 단속하여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 자신도 군대를 갔다 오지 않았으니 이 나라의 기강이 얼마나 해이되었는지 알만하다. 그래도 국민이 대통령으로 뽑았으니 과거의 잘못에 대해 용서한 것으로 치부해도 좋을 것이다. 자신이 군대 갔다 오지 않았으니 다른 사람도 군대 갔다 오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국가를 경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버지가 비록 도둑이라도 자식에게만은 도둑이 되는 것을 막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불공정한 행위의 원천은 바로 군대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이 출세하는 일이다. 6.25동란시 최전선에서 적탄에 맞아 죽는 장병들이 모두 “빽, 빽”하면서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빽이 없어 최전선에 배치되어 억울하게 죽는다는 하소연인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돈있고 권력있는 사람들의 자식들은 모두 군대를 면제받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역시 돈있고 권력있는 사람들은 그 어떤 수단을 동원하든 군대를 면제받지 않는가? 이들은 국방의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을 비웃으며 음흉하게 고시준비를 하거나 학업에 열중하여 남들보다 먼저 박사학위도 받는다. 이것이 공정한가? 공정한 사회라는 잣대를 내세운 대통령은 유념할 일이다.
국회에도 군대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이 부지기수다. 어떤 이유로서든 군대를 기피한 사람은 선출직이든 일반공무원이든 일체 공직에 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국민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의무도 기피하는 사람이 어떻게 공직을 맡아 국민을 위해 일할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국회는 반드시 군미필자 공직취임금지법을 제정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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