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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당한 달라이 라마 컴퓨터…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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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Dalai Lama)측은 컴퓨터 보안 전문가 2명을 인도의 다름살라에 있는 달라이 라마의 사무실로 초청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그렉 월튼(Walton)과 영국 케임브리지대 소속의 쉬시르 나가라자(Nagaraja)였다. 그들은 달라이 라마측으로부터 "(이 컴퓨터를 사용한) 자신들의 대화가 중간에 차단되는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가 (대화 내용을) 엿보는 것 같기도 하다" 라는 말을 들었다.
토론토대로 돌아온 월튼은 받아온 컴퓨터 파일을 동료들과 조사했지만, 몇 개월이 넘도록 어떤 단서도 발견할 수 없었다. 하지만 3월 초 연구원 중 한 명인 나트 빌뇌브(Villeneve)는 이상한 점을 찾아냈다. 파일 내 의문스러운 22개의 프로그래밍 언어들이 중국의 하이난(海南)에 위치한 컴퓨터로 연결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연구팀은 사이버 스파이들이 어떻게 정보를 빼내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지난 12일 침입한 스파이는 연구팀이 놓은 미끼를 물었다. 그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짧은 명령어를 입력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정보를 찾았다. 또한 이 컴퓨터는 중국어 버전의 '대시보드(dashboard·컴퓨터 정보 관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 세계 103개국에 위치한 1295개 이상의 컴퓨터를 조종하고 있음을 알아냈다. 독일·이란·인도·인도네시아 등의 정부기관과 한국과 대만 등에 위치한 대사관들, 미국 워싱턴의 인도 대사관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건물의 컴퓨터들이었다.
연구팀은 이들 컴퓨터가 이메일을 통해 해킹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감염된 시점은 2007년 5월 22일쯤이라고 밝혔다. 이들 해킹된 컴퓨터를 컨트롤하는 서버들은 중국의 하이난(海南), 광둥(廣東), 쓰촨(四川),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연구팀은 29일 '고스트넷 추적: 사이버 간첩활동 네트워크'라는 보고서를 냈다. '고스트넷 프로그램'은 컴퓨터에 감염될 경우 파일을 훔치거나 패스워드를 알아낼 수 있으며 심지어 웹 카메라까지 작동할 수 있다는 프로그램이라고 미 CNN방송이 보도했다.
만약 달라이 라마측이 다른 국가의 외교관에게 초청장 이메일을 보내면, 중국 정부는 미리 알아내 상대방 국가에 외교적인 압력을 넣어 달라이 라마를 방문하지 못하도록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뉴욕 소재 중국 영사관 대변인은 "오래된 허튼소리다. 중국 정부는 사이버 범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29일 보도했다.
출처: 조선일보 이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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