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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날이 밝아온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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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어제와 오늘을 갈라놓고 오지도 않은 내일을 내다본다고 합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시간에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없습니다. 과거니 현재니 미래니 하는 것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이 그저 영원한 시간을 인간이 임의로 구분해 놓고 그 시간 속에 살다 가는 것 뿐입니다.
오늘이 2011년 정월 초하루, 그렇게들 말하면서 사람은 새로운 결심을 해보기도 합니다. “오늘부터 술을 끊자.” “담배를 끊자”라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새해의 결심이 섣달 그믐날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확신에 가슴이 부풀기도 하지만 인간의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옛날부터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는데 “지어먹은 마음이 3일밖에 못 간다”는 뜻입니다. 1년 또는 5년 또는 10년 동안, 매일 하기 어려운 일을 하겠다고 결심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결심이 아닙니까. 꼭 해야 할 결심이 있다면 오늘 하루로 국한시키고 내일 일은 내일 아침에 다시 결심하기로 하세요. 사람은 결심한 일을 해내지 못하면 자존심이 상하게 마련인데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하는 겁니까.
인간에게는 어제도 없고 내일도 없고 다만 오늘이 있을 뿐인데 왜 어제를 문제 삼고 내일을 걱정하는 겁입니까. 새해 첫날부터 엄청난 결심을 하고 날마다 전전긍긍할 까닭이 무엇입니까. 우리는 다만 우리에게 허락된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새해의 첫날입니다. 오늘 할 일만 결심하고 오늘 하루만 그 결심대로 살아봅시다. 내일의 자기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게 될지 알지도 못하면서 거창한 결심으로 내일을 맞이한다는 것이 무리한 일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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