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해방을 외치는 청년의 외침이 대한민국의 심장(心腸)을 때렸다. 전국기독학생연합(기연) 소속 각 캠퍼스 대표들이 5일 오후 1시 국회 앞에서 북한의 자유를 선포하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방문해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한 것. Declare of Freedom이라는 구호로 모인 ‘기연’ 학생들은 11월부터 각 캠퍼스에서 릴레이로 북한정치범수용소 전시와 통영의 딸 구출 서명운동을 진행한 바 있다.
‘기연’학생들의 성명서 발표는 삭막한 구호와 분노를 에너지로 삼는 여느 규탄 집회와는 다른 모습으로 시작됐다. 학생들은 먼저 기도와 예배로 집회를 시작해 국회 앞에서 하나님 이름을 높였다. 이 나라에 하나님의 공의가 바로서고 진실이 강물처럼 흐르기를 간구하는 기도가 이어졌고 이화여대 전시회를 담당했던 이지원(이화여대 성악4)학생의 특송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자유선언문 및 북한인권법 제정과 통영의 딸 구출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통하여 “대한의 청년들이 북한인권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높이는 절대적인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지금 국회의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심각한 무관심과 비겁한 침묵은 명백히도 시대적, 국가적 사명을 망각한 것이다.(···)이제 우리는 자기 자신의 안위만을 갈구하는데서 돌이켜 우리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지금 남한에 주어진 역서적인 사명이요 피할 수 없는 부르심이다.”
“침묵은 악에 대한 동조요, 어찌 할 수 없다 함은 비겁한 핑계거리에 불가할 따름이다.(···)통일은 온다. 쉼 없이 달려와 어느 순간 우리 무턱까지 도달할 것이다. 우리는 보기 원한다. 부흥과 소생의 통일한국. 자유라는 지극히 보편타당한 인간의 권리가 누구에게나 적용되고 더 이상 생존 앞에서 그 누구도 무기력하지 않는 그 날 새로이 선포되는 자유의 소리로 인해 하늘이 열리고 남북이 하나 되는 그 날을 우리 청년들은 너무도 기대한다.”
“다시 한 번 우리 청년들은 국민의 대변자요 국가의 부르심을 받은 국회 가운데 똑똑히 요구한다. 북한 인권개선을 위하여 당당히 목소리를 내어 줄 것을, 또한 비겁하게 숨지 말고 올 해가 지나가기 전 담대히 통영의 딸 구출과 북한 인권법 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
학생들은 성명서 발표를 촬영한 영상이 유튜브, SNS를 통해 전 세계에 퍼져나가 공감을 살 수 있도록 한글과 영어로 낭독했다.
학생들은 이후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만나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연’학생들은 전국 13개 학교 기독학생연합의 뜻을 모아 11월 동안 총 3만 명의 학생이 참여하여 ‘김정일리아’ 상영회, 통영의 딸 구출 서명운동을 진행한 상황을 알렸다. 황우여 대표는 양심에 따라 진실한 목소리를 내는 청년들을 격려하고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질의응답 내용이다.
<강철민(경기대): 캠퍼스 활동을 하며 북한의 실체를 알게 된 학생들은 대부분 북한에 자유가 선포되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목소리를 내는데 동참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반면 국회에서는 북한인권개선을 위해 구태의연하고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황우여 대표: 북한인권법이 민주당의 반대로 7년 째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인권을 소홀히 하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은 시대정신이 되어야 한다. 또한 정치선진화를 이끌어 내는 중요한 사안이기에 꼭 통과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김선동(아주대): 한나라당 로고에 ‘대한민국을 위한 진심’이라고 적힌 것이 눈에 띈다. 하지만 국회의 입장 표명과 발언들은 진심과 정의가 아닌 정치적 이권에 따른 것 같아 보인다. 대중들에게 어떤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
황우여 대표: 국민들 역시 현재 북한 인권법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양분되어있다. 국론을 모으는데 힘쓰겠다. 학생들이 민주당에 가서 한번 물어보면 좋겠다. 왜 반대하는지...
이지원(이화여대): 북한인권법과 북한의 현실에 대해 무지한 대중들이 아직 많다. 청년들과 대중들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황우여 대표: 국회에는 진행하고 있는 현안이 많기 때문에 늘 시간이 부족하다. 북한인권법 통과가 급선무이기는 하지만 여야의 합의가 되지 않으면 진행되지 않는다. 한사람이라도 안 된다고 하면 통과되지 않는다. 국회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이다.>
학생들은 이어 이명규 민주당 원내 수석 부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명규 의원은 북한인권법이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법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학생들은 ‘많은 학생들이 북한실태를 깨닫고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당의 이익이 아니라 정의를 따르는 당에 표를 던지는 청년들이 많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양심의 소리를 듣고 행동하는 청년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 아직까지는 소수의 외침에 불과하지만 작은 노력들이 모여 북한을 해방하는 기폭제가 될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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