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미사일이 궤도를 이탈해 일본 영공으로 들어왔는데도 요격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사후대책 마련에도 분주하다. 일본의 방위장관은 요격 성공을 자신하지만, 외무장관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는 등 요격 성공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도 벌어진다.

미군 쪽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탄도미사일 궤적을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를 갖춘 미 8함대 소속 구축함 3척이 지난 23일 사세보항에 입항했다가 그중 2척이 25일 출항했다. 행선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구축함 전부 또는 일부가 이달 말부터 동해상에서 작전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강경 대응 공언

미국은 북한문제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맞게 되는 '적성국가의 도발'이라는 점에서 대응방안을 고심 중이다. 25일 멕시코를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Clinton)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도발적인 행위'로 규정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결의 위반 행위를 제기할 것"이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북한이 아무리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을 해도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후 부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이라는 미국의 입장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 사안에 강하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보수층으로부터 허약하다는 비판을 받게 되고 이란 등 다른 국가에도 좋지 않은 사례를 보이게 돼 일단 '강경 대응'을 공언한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MD가 완벽하게 가동돼 요격에 성공할 경우 오히려 이후 북한 핵 해결 등에 있어서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에는 MD 가동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는다. 여기엔 MD가 기술적으로도 아직 완벽하지 못하다는 판단도 작용한다.

그 대신,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하면 즉각 유엔 안보리를 소집해서 제제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안보리 결의 1718호가 완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새로운 제재보다는 기존 제재의 확고한 이행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국제법과 맞먹는 효력을 지닌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는 북한에 사치품 및 이중 용도 물품의 수출 금지 등을 규정하며, 주기적으로 결의 이행방안을 점검하도록 돼 있다.

2007년 6자회담에서의 2·13 합의 이후, 안보리 결의 1718호는 사실상 사문화(死文化)됐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으로 다시 구체적인 이행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단기적으로는 유엔을 통한 제재에 나서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결국 포괄적인 양자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