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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8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때 경찰관에게 염산 병을 던지고 경찰버스를 부수는 등 난폭한 행동을 일삼다 구속된 과격 시위대 열 명 중 여덟 명은 법원에서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받아 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대검찰청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촛불시위 때 구속된 사람은 총 44명이다. 쇠파이프와 경찰진압봉으로 경찰관을 폭행한 일용직 노동자 이모(45)씨가 첫 구속자(6월 10일)였고, 불법시위 기획·주도혐의로 도피하다 붙잡힌 한국진보연대 오종렬(70) 대표와 주제준(38) 사무처장이 마지막 구속자(11월 15일)였다. 검찰은 이들 전원을 재판에 부쳤다.10일 본지가 이들의 재판기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44명 가운데 15명은 재판이 길어져서 아직 1심조차 안 끝난 상태였다. 1심 계류 중인 구속자 15명은 모두 불법시위를 기획·주도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소속 인사들이었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29명은 형이 최종확정(19명)됐거나 상급심이 진행(10명) 중이었다. 이들 중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사람은 경찰을 향해 염산 병을 던져 구속된 5명과 '진압경찰이 여학생을 살해했다'는 거짓정보를 인터넷에 유포한 1명 등 단 6명에 불과했다.나머지 23명(79%)은 집행유예나 20만~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모두 풀려났다. 이들 가운데 7명은 '형을 깎아달라'며 항소해 불구속 상태로 2심 재판을 받고 있다.서울 보신각에서 의경을 납치해 윗옷을 벗기고 폭행한 여모(20·대학생)씨, 시위 때마다 망치를 들고 경찰버스를 사정없이 부순 일명 '망치남' 유모(24·대학생)씨, 시위현장 인근 호텔을 습격한 뒤 경찰에게 붙잡히자 '불법체포'라고 소리치고 도주해 해당 경찰관이 시위대에 납치 폭행당하게 한 김모(48·퀵서비스 배달원)씨 등도 모두 풀려난 것으로 확인됐다.촛불시위를 전후해 정부는 '법질서 확립'을 외쳤지만, 정작 불법을 단죄해야 할 사법부는 관대한 처벌로 일관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이윤호 교수는 "밤새 도심을 마비시키고 공권력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른 대가가 집행유예나 벌금이라면 '솜방망이 처벌'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했다.경찰대 행정학과 표창원 교수는 "불법을 저질러도 그 비용이 별것 아니라면 법과 공권력을 경시하는 풍조가 생긴다"며 "최근 용산 철거민들이 도심에서 화염병을 던지고, 추모 시위대가 경찰관을 집단 폭행한 사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출처: 조선일보 이길성, 곽창렬 기자 200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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