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표적 노동자 단체를 표방한 노동당 어용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이하 조선직총)에서 11일 민주노총 창립 13주년을 맞이해 축전을 보내왔다고 민주노총이 11일 민주노총 홈페이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민주노총은 조선직총이 이 축전에서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투쟁해 온 민주노총의 역사와 더불어 민족의 평화적이고 자주적 통일에 앞장서 온 것에 감사와 격려를 전했다”며 “6.15공동선언실천을 위해 남북의 노동자가 더욱 합심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축전은 조선직총이 아닌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노동자분과위원회(이하 위원회)’의 명의로 되어 있었으며, 노동자의 권익과 관련된 내용보다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통한 자주통일에 매진한 것에 대해 감사하고 앞으로도 계속 매진할 것을 종용하는 내용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위원회는 축전에서 “남녘의 전체 노동자들에게 보내는 북녘 노동계급의 따뜻한 형제적 인사를 전한다”며 “돌이켜보면 민주노총은 지난기간 남녘 노동자들의 권익과 참다운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정의로운 투쟁에 앞장서왔고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성스러운 애국활동에서 언제나 민족의 기수가 되어 달려왔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노동자의 권익과 관련된 내용은 여기까지가 전부였다.
 
이후부터 위원회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은 정의이고 애국이며 통일이다”며 위원회와 민주노총 양 측의 공통점인 노동자와는 상관없는 통일에 관한 내용만으로 축전을 채워나가는 것도 모자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도 쏟아냈다.
 
위원회는 “6.15공동선언 발표이후 민주노총은 ‘우리 민족끼리’를 민족자주와 단합의 기치로 높이 추켜들고 남녘 노동자 단체들 사이의 굳건한 연대 단합으로 6.15통일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통일애국운동을 활발히 전개해나감으로서 겨레의 통일운동을 힘 있게 고무 추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개인의 운명과 이익보다 분열된 민족의 운명과 이익을 먼저 생각하며 조국통일을 위해 굴함 없이 투쟁해온 것으로 하여 귀 단체는 해내외 온 겨레의 커다란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으며 민족의 자랑으로 되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그럼에도 오늘 반 통일세력이 민족의 단합과 조국통일을 위한 의로운 활동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을 시대착오적인 반통일 파쇼 악법에 걸어 악랄하게 탄압하고 있다”며 “이것은 6.15의 기치 밑에 민족의 화합통일을 위해 노력해온 귀 단체를 비롯한 모든 통일운동단체들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며 용납할 수 없는 반 통일행위이다”고 이명박 정부를 정면 비난했다.
 
위원회는 “오늘 대세에 역행하는 반 통일의 광풍이 세차게 불어와도 정의와 진보, 애국에로 향한 민주노총의 지향과 의지는 꺾을 수 없으며 온 겨레가 추켜든 6.15의 기치, 우리 민족끼리의 기치는 추호의 흔들림도 없이 전 민족을 자주와 단합, 통일에로 힘 있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위원회는 축하에서 그치지 않고 민주노총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앞으로도 계속 매진할 것을 종용했다.
 
위원회는 “우리는 민주노총과 전체 조합원들이 앞으로도 시대와 민족 앞에 지닌 무거운 책임과 사명감을 깊이 자각하고 남녘 노동자들과 굳게 연대 단합해 역사적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고수 이행하며,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수호하고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애국운동에 계속 앞장서나가리라는 확고한 기대를 표명한다”며 민주노총이 ‘자주통일’에 앞장서 줄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앞서 지난 달 수석부위원장이 “민주노총이 극렬 좌파 및 일부 정치권과 손 잡고 정권 퇴진 운동이나 하고 현장 노동자들의 의사와는 관계 없이 친북반미 운동에 빠져 있다”며 전격 탈퇴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곽민형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달 27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그 동안 매년 6·15와 8·15 등의 민주노총 행사에 동원되어 반정부 및 친북반미 구호를 외쳐야 했고 이를 거부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민주노총 내에서 용인되지 않았다”며 민주노총의 실체를 고발한 뒤 탈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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