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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모'가 '짜증'으로 뒤바뀌는 애도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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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사망 22주기. "할아버지의 죽음까지도 체제유지에 이용하고 있는 비정하고, 허약한 김정은 정권"이란 말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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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사망 22주기(8일)를 맞아 7월 1일부터 10일까지를 ‘애도기간’으로 선포한 북한이, 생뚱맞게 ‘미제와 남조선괴뢰도당을 거론하며 혁명적 경각성을 더욱 높일 것, 김정은에 충성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이같은 소식을 전한 신의주 소식통은 “이번 애도기간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노농적위대, 청년근위대의 비상소집훈련으로 시작됐고 공장·기업소 및 혁명사적지에 대한 주야간 경비 강화와 ‘적’들의 침입에 대비한 반항공훈련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의 애도기간이 ‘김일성을 추모’하고 ‘김일성의 노고’를 기리는 행사 위주로 진행되었다면 이번 애도기간은 ‘미제와 남조선 괴뢰도당의 반공화국 모략책동’을 코에 걸고 내부결속 다지기에 힘을 쏟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러면서 그는 “작금의 강연자료를 보면 ‘김정은 동지가 국무위원장으로 추대된데 대해 불안을 느낀 미제와 남조선 괴뢰도당이 우리 내부에 잠입해 있는 간첩·파괴암해분자들을 부추겨 제도를 헐뜯고, 파괴하려 들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경각심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과거에도 북한은 김일성 사망일이 닥치면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동상과 우상화시설물, 주요 건물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는 등으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왔다. 하지만 올해처럼 애도기간의 시작을 준군사무력의 비상소집으로 시작한 예는 없다.
또 소식통이 전한바와 같이 ‘국경경비강화와 녹음·녹화물 일제단속, 숙박검열과 야간순찰 등으로 주민들을 들볶은 사례는 드물다. 지어는 동사무소와 교양실 경비에 칠순이 난 노인들까지 동원한다고 하니 더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이용해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고 있다니 주민들의 원성도 높을 만하다. ‘왜 시도 때도 없이 혁명적 경각성이 튀어나오는지 모르겠다’는 말과 ‘할아버지의 죽음까지도 체제유지에 이용하고 있는 비정하고, 허약한 김정은 정권’이란 말까지 나온다고 한다.
이어 소식통은 “그나마 북조선인민들에게 남아있던 김일성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김정은이 깡그리 뺏어가고 있다”고 했다. 밤에는 야간경비에 동원되고 낮에는 헌화를 위한 꽃을 꺾으려 산판을 헤매야 하니 사람들의 마음이 흠모가 아니라 울분과 짜증으로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통신원은 “이번 애도기간동안 음주와 가무(노래, 춤, 도박, 관혼상제)를 일체 금지하라는 도당지시가 내려왔다”면서 “애도는 자발적으로 해야지 이렇게 강압적으로 하면 흠모가 아니라 증오가 유발된다”고 당국의 처사를 비웃었다.
박명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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