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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개·돼지처럼 팔려 다니는 주제에...”
“황홀하지요” 통일을 말하는 탈북여성들

 김정일이 초래한 북한의 빈곤은 새로운 형태의 고통을 부르며 암세포처럼 번져간다. 강한 나라, 잘 사는 나라를 왜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愚問(우문)에 대한 賢答(현답)은 북한을 보면 나온다. 산업과 경제가 무너진 북한의 주민은 마약에 중독되고, 아이들은 꽃제비로 유랑하며 나이 든 老(노)제비, 젊은 靑(청)제비까지 대도시로 식량을 찾아 몰려다닌다. 여성들은 압록강을 넘어 중국에 王(왕)씨에게서 鄭(정)씨에게 다시 胡(호)씨에게 성노예로 팔려 다닌다.
 
 조선조가 망해도 귀족은 살아남고, 월남이 공산화돼도 특권층은 도망쳤다. 대한민국이赤化(적화)되도 국회의원들은 ‘빨간 완장’ 차고 다니며 위세를 떨지 모른다. 혹 미국에서 슈퍼마켓이라도 차려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성실하고 소박하게 살아 온 우리 없는 대중들은 피눈물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300만 명이 굶어 죽는 가운데 김정일과 척족들은 한 끼에 일반주민 300년 치 생활비에 해당하는 호화파티를 벌여왔다. 그러나 힘없는 여성과 아이는 가장 큰 고통에 노출된다. 90년대 초반 소련이 망하자 한국의 밤무대 춤을 추던 러시아 舞姬(무희)들을 기억해보라. 신도시 밤무대를 전전하던 여성들 대부분 大卒者(대졸자)들이었다. 술꾼들 희롱을 당한 뒤 일 끝난 새벽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잠드는 교양인들이었다. 나라가 망하면 언제나 여성과 아이가 가장 큰 고통을 겪는 법이다. 그것이 지금 북한의 모습이다.
 
 <“도둑질·거짓말을 해서라도 살아남는 것이 영웅이었다”>
 
 굶주린 백성은 국경을 넘는다. 그 중 상당수는 여성들이다. 탈북여성들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기초로 만들어진 ‘在中(재중) 북한이탈여성들의 삶’은 북한여성들의 탈북과정을 이렇게 정리했다.
 
 《북한의 배급체제가 중단되면서 3,4일 끼니를 못 먹을 때가 보통이었다. 먹을 것이 없어 나무껍질까지 먹었다. 식량 해결을 위해 집에 있는 것들을 내다 팔거나 음식을 만들어 장사했다. 누구나 장사를 하므로 잘 안 돼 먹을 것을 해결하기 힘들다. 오히려 빚만 늘었다.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가는 시기에 살기 위해 남의 것을 빼앗아야 했고, 도둑질·거짓말을 해서라도 살아남는 것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선 영웅이었다.
 
 식량난이 악화되면서 굶주림에 이한 사망, 행방불명, 이혼이 증가했다. 우리(필자들)가 만난 여성들 대부분 가족해체현상을 경험했다. 그들은 중국에 가면 일자리가 많아서 몇 달만 고생하면 된다는 얘기를 듣고 탈북을 결심한다. 단신으로 탈북 했다. 몇 달만 일하여 돈을 번 후 북한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살 계획이었지만, 아직까지도 북한의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탈북자, 특히 여성들은 인신매매, 폭력, 임금未(미)지불 그리고 강제송환의 공포와 두려움에 시달려야 한다. 북한인권 단체들의 분석에 따르면, 탈북자의 60~70%는 여성이고 그 중 80% 이상이 인신매매를 당했으며, 이들은 거의 공통적으로 폭력에 시달린다고 전해진다. 최근에는 탈북 여성의 95% 정도가 팔려 다닌다는 통계도 나왔다.
 
 인신매매된 여성은 나이, 미모, 결혼 유무 등에 따라 등급이 매겨져, 2,000위안 ~ 5,000위안 정도에 팔려나간다. 2006년 12월7일, 미국의 북한인권위원회는 탈북자 1천346명을 인터뷰한 ‘新(신)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는 탈북여성의 ‘인신매매 去來價(거래가)’가 기록돼 있다.

 

보고서는 탈북여성이 평균적으로 중국 돈 1천900위안에 팔려가고, 1천700위안이하의 가격에 팔리는 이들도 절반에 달한다고 밝혔다. 1천900위안이면 244달러, 1천700위안이면 218달러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23~20만 원 정도이다. 위스키 한 병 값에 팔리는 동족 누이들. 그것이 지금 남북문제의 현주소이다.
 
 북한인권 단체들은 중국 내 탈북자 수를 많게는 20만 명 이상으로 추산한다. 춘궁기가 되면 수치는 더 올라간다. 이 자료에 따르면, 돼지나 염소처럼 팔려 다니는 북한여성들의 수가 수십만에 달한다는 게 된다.
 
 <이쩌, 알쩌, 싼쩌...돼지처럼 팔리는 탈북여성 수십 만>
 
 돼지 한 마리 값에 팔리다 보니, 실제 중국 내 인신매매범들은 탈북여성을 가리켜 ‘돼지’로 부른다. 돼지 한 마리, 두 마리, 중국말로 이쩌, 알쩌, 싼쩌...
 
 인신매매는 범죄 집단에 의해 조직적으로 저질러진다. 탈북여성은 여러 남자에 팔리며 감금과 성폭행·강제결혼·원치 않는 임신, 온갖 부인과 질병에 노출돼 있다.
 
 탈북여성은 말 그대로 짐승처럼 팔려 다닌다. ‘在中(재중) 북한이탈여성들의 삶’에 실린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대학을 졸업한 성분 좋은 여성 A는 고향에서 사귄 북한남성을 따라 越境(월경)한 후 어떤 조선족 집에 숨어 있다가 공안으로 위장한 인신매매단에 붙잡혀 한족에 팔려갔다. 그녀가 당한 치욕과 상한 감정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나를 갑자기 콱 랍치해 가지고 그 차에다 태운단 말이요. 나를, 나를 아 그렇게 해서 내 붙잡혀왔어요. 그때 당시 그 누구도 나를 보지 않으니까 한 백 원(한국 돈 16000원 정도)에 팔아먹자 글더라구요. 사람이 어디 물건짝인가? ‘너네 같은 민족으로서 어쩌면 너네 이렇게 할 수 있나’ 나는 눈물이 막막 치지요 ‘정말 당신들은 정말 사람 가죽을 뒤집어 쓴 사람 같지 않구나. 정말 짐승가죽들 보다 못하다, 너 네 살기 위해서 한 사람을 이렇게 물건 짝 지고 이렇게 도적질인가’》
 
 인신매매단은 결혼한 탈북여성도 개의치 않는다. 중국 당국에 신고할 수도 없는 臟物(장물)같은 개념이다. 또 다른 탈북여성 B의 증언이다.
 
 《단꺼번에 한 무리가 닥쳐 들어와서 남편이고 그 집 식구들을 몽땅 이케 붙잡아 놓는다 말입니다. 대개 손에 칼 들고 들어와서 딱 붙잡아 이케 세워놓는단 말입니다. 그래 보는 데서 자기 처와 뺏겨가도 나서지 못한다 말입니다.》
 
 
 <“북조선 여자들은 다 싹쓰게들(미차광이)이다”>
 
 탈북여성의 50% 이상은 중국에서 결혼한 상태로 거주한다고 한다(‘좋은 벗들’ 1999). 물론 이 결혼은 强壓的(강압적) 혼인이다. 강제로 결혼을 한다고 탈북여성의 처지가 바뀌진 않는다. 남편과 시댁식구들의 무시와 구타, 경제적 어려움, 북한거주 가족에 대한 그리움, 不法(불법)체류신고 협박 및 체포, 송환의 두려움에 떨어야 한다.
 
 강압적 혼인을 경험한 탈북여성들은 중국 남편, 가족과 갈등이 있을 때마다 ‘탈북자로 신고한다.’며 협박당하고 ‘못사는 나라에서 온 거지’라며 업신여김을 당한다. “저(탈북여성)는 북조선에서 못 살다가 거지같이 못 살다가 이렇게 주적살이(주제) 좋으면 좋은 줄 알아야지”, “조선의 개·돼지처럼 팔려 다니는 주제에”, “북조선 여자들은 다 싹쓰게들(미차광이)이다”는 말이 중국 남편, 가족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라 한다.
 
 탈북여성의 처지를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중국여자로 가장하기도 하지만 긴장과 공포는 떠나지 않는다. 筆者(필자)는 지난 해 중국 도문, 훈춘 등지에서 숨어 사는 탈북여성들을 만난 적이 있다. 간병인, 식모 등으로 지내던 아주머니들은 강제송환이 두려워 낮에는 주인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다. 하나같이 수년 간 중국에 살면서 마음 편히 잠든 적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自由統一(자유통일)을 원하는 것은 물론 북한정권이 아니다. 人權(인권)이 박탈돼 살아가는 북한의 절대다수 주민들과 豊饒(풍요)를 갖지 못해 방황하는 남한의 절대다수 국민들이다.
 
 중국 내 탈북여성도 마찬가지다. 돈을 벌기 위해 국경을 넘었지만 정작 신변의 안전이 가장 큰 소망으로 바뀐다. 공포와 긴장 속에서 삶의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 그들은 본능적인 안전의 욕구를 충족시킬 통로로 ‘남북한 통일’을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으로의 삶의 터전을 이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북한과 중국서 희망을 잃었고 그들을 받아줄 곳은 오직 ‘한국’뿐이라고 판단한다. 중국이 잘 사는 것도 개혁·개방 때문이니 북한의 문도 빨리 열려야 한다고 말한다. 필자는 중국서 만난 탈북여성들에게 이렇게 물었던 기억이 있다. “대한민국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일순 미소를 지으며 나왔던 아주머니의 대답은 이랬다. “황홀하지요”. 곁에 있던 여성들은 중국서 겪었던 굴욕과 고초의 대안을 統一(통일)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황홀하지요” 통일을 말하는 탈북여성들>
 
 “빨리 통일이 돼야지요. 북과 남이 합해며 이렇게 못 살겠어요?”
 
 “내 앞으로 통일되믄 내 조선에 가 살아되겠다. 지금 현재까지는 크게 나지는 않는단 말임다”
 
 “너네(중국인들) 이담에 두고 보자. 북과 남이 통일될 때는 이 중국 두 마음대로 못할 거 아임까? 우리 두 마음대로 그때는 북한에 갈 수 있구. 그때보자. 그저 계속 그런 생각밖에 없단 말이다”
 
 “(개혁·개방하면) 사람들이 머리 속도 넓어지구, 보는 견해두 넓어지구 모든 게 듣는 게 많구. 보는 게 많구. 지력, 지식수준. 수양 모든 게 다 높아진단 말임다. 이렇게 되믄 조선의 문화 정도두 더 높아간다 말임다. 기리니기나 개방하믄 조선이 많이 좋아질 것 같구나”
 
 “개방만 되면 북한이 엄청나게 빨리 발전해요. 중국 사람들이 상상도 못할 정도로 빨리 발전해요. 개방만 되믄....개방만 되믄 외국 사람들한테 얼리지도(설움당하지도) 않고”

 
 그들의 소박한 통일관은 명료했다. 자유롭게 오고 가며 사람답게 살 수 있고 북한이 개혁하고 개방할 수 있는 통일. 북한의 조선로동당 규약에 명시된 赤化統一(적화통일)은 물론 연방·연합제로 위장된 기만적 통일론 모두 북한체제가 변하지 않는 것을 전제한다. 결국 중국서 만난 비참한 삶 속의 여성들이 말하는 통일은 북한체제가 변화돼 자유, 인권, 민주주의, 법치주의가 이뤄지는 自由統一(자유통일)이었다.

  
김성욱의 전체기사  
2010년 11월06일 05시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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