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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루이스에 대한 존경과 유신진화론

대가(MASTER)를 평가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한때 좋아했던 인물이라면 더욱 그렇다. C.S. 루이스(Clive Staples Lewis, 1898 ~ 1963)의 ‘순전한 기독교’를 다시 보았다(홍성사 간(刊) 장경철·이종태 번역). 거의 20여 년 만이다. 탁월한 기독교 변증가의 이름에 걸맞게 다시 봐도 명쾌한 논리다. 맛깔스런 표현들로 가득 찬 선물 상자 같다.  

루이스는 공중권세 잡은 이 세상을 이렇게 비유한다. “우주는 반역자들에게 점령당한 적들의 점령지역과 같다. 이것이 현재 이 세상의 모습이다. 기독교는 합법적 왕이 변장한 채 어떻게 이 지역에 상륙했는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교회에 가면 동지들의 비밀무전을 들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적들이 우리를 교회에 나오지 못 하도록 그렇게 노심초사하는 것이다”

루이스는 “하나님은 왜 적군이 점령한 이 세상에 변장(disguise)을 하고 들어와 일종의 비밀결사대를 통해 마귀의 세력을 정복하시려고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언젠가 하나님은 변장하지 않고 나타나실 것이고 반드시 세상을 침공하실 것”이라며 “그 날이 세상의 끝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극작가가 무대 위로 걸어 나오면 연극은 끝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무신론자·회의론자, 세상 신을 섬기는 이들을 향해 묻는다. “당신은 어느 편에 설 것이냐?”고.

요한1서 5장19절로 “또 아는 것은 우리는 하나님께 속하고 온 세상은 악한 자 안에 처한 것이며” 악한 자 안에 처한 세상과 그 세상에 속한 것들은 사랑할 수 없다. 요한1서 2장15-17절로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치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속에 있지 아니하니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 좇아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 좇아 온 것이라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이는 영원히 거하느니라.”말씀에 나오듯 루이스의 변증은 옳다.

루이스는 성경 말씀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권위’를 말한다. 실제로 자신은 뉴욕에 가 본 적이 없지만 뉴욕이 있다는 사람들 주장이 신빙성 있다고 말한다. 태양계, 원자, 혈액의 순환 같은 과학적 지식, 노르만 정복 사건 같은 역사도 마찬가지다. 직접 보고 체험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믿을만한 이들의 믿을만한 사실과 논리가 권위를 주는 탓이다. 성경은 어떠한가? 수많은 세월 수많은 이가 증거 해 온 ‘권위’있는 주장들 아닌가?

루이스는 모든 도덕적 스승의 진정한 임무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기억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외면하고 싶어 하는 단순한 옛 원칙을 다시 일깨우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성경은 이러한 단순한 옛 원칙을 일깨워 주는 것임을 강조한다. 가령‘순결’에 대하여 이렇게 그는 말한다. “결혼해서 배우자에게 전적으로 충실하지 않는다면 독신으로 완전하게 금욕하라”는 것이라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 육체나 물질을 부정해 버리는 ‘이원론’적 시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기독교는 육체를 철저히 인정하는 거의 유일한 종교이다. 물질 자체는 선한 것이다. 하나님 자신도 몸을 입으신 적이 있다. 믿는 우리는 천국에서 새로운 몸을 입게 될 것이다. 육체는 아름다움과 활력의 핵심적 부분임을 믿는 종교이다. 기독교가 다른 어떤 종교보다 결혼을 찬양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기독교가 말하는 육체나 물질은 경계를 갖는다. 성적인 방종, 음란은 솔직함, 건강함, 젊은이나 자유로 혼동될 수 없다고 그는 지적한다. 
‘순전한 기독교’에 나오는 변증의 백미는 연약한 자들에 대한 격려다. 세상의 눈으론 떨어지는 사람들, 약한 자, 없는 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은 여러 분이 형편없는 기계를 돌리려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러니 계속 노력하십시오. 여러 분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십시오. 그는 언젠가 그 형편없는 기계를 폐기하시고 새 기계를 주실 것입니다. 그때 여러 분은 여러 분 자신 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놀랍게 만들 것입니다. 그 고된 학업을 받는 과정에서 새 기계를 돌리는 법을 이미 터득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일이다. 탁월한 변증가 루이스 역시 지식의 함정에 빠졌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데서 출발했지만 성경의 모든 말씀을 믿는 곳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인가? 그는 순전한 기독교 곳곳에서 진화론을 변증한다. 놀라운 일이다. 성경의 창조의 기록을 진화로 대체하고 있다니. 인용해본다.

그는 성경에 나오는 “새로운 사람으로의 변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특정한 광선에 노출된 곤충을 가리켜 어떤 이들은 진화가 이런 식으로 일어났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바깥 우주에서 온 광선 때문에 생물들의 변이가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단 변이가 생긴 후에는 이른바 자연선택 및 도태 현상이 일어납니다. 즉 유용한 부분만 살고 그렇지 못한 부분은 도태되는 것입니다. ‘변형’이라는 기독교의 개념은 진화와 연결하여 설명할 때 현대인들에게 가장 잘 이해될 것 같습니다. 물론 교육받은 사람 중에도 진화를 믿지 않는 이들도 있지만(p.288)”

“사람들은 인간이 낮은 단계의 생명체에서 진화했다고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종종 ‘다음 단계는 뭘까? 인간 다음에 대해 뭐가 나타날까?’를 궁금해 하곤 합니다. (···) 그러나 그 다음 단계가 이전 단계와는 꿈도 못 꿀 정도로 딴 판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아니 실제라도 딴 판일 것 같지 않습니까? 수천 세기 전 거대한 물질과 단단한 껍질로 무장한 동물이 진화해 왔습니다 (···) 진화의 다음 단계는 결코 진화의 한 단계에 그치지 않으리라고 기대합니다 (···) 이것은 그야말로 새로운 단계입니다. (···) 전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변화입니다. 하나님의 피조물이 하나님의 아들로 바뀌는 변화입니다(p.290)”

결론을 내리자. 그는 유신진화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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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29일 12시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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